정산 종사 수필 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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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종사 수필 설법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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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보은,불교보급


정산 송규종사 1900-1962


지은보은(知恩報恩)은 제가(齊家)와 처세(處世)의 요체(要諦)라, 지은(知恩)이라 함은 은혜를 앎을 이름이니, 곧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됨은 오직 은혜를 입고 은혜를 아는데 있나니라. 어류(魚類)가 수중에서 생육하여 일시라도 물을 여의고는 살 수 없는 것과 같이, 우리 인간도 사은(四恩)의 크고 넓은 바다 가운데서 생육하여 일시라도 사은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이니라. 그러나 어류는 비록 물의 은혜를 알지 못하되 오히려 큰 잘못이 아니려니와 소위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은혜를 입고도 은혜를 알지 못함은 큰 수치인 동시에 큰 잘못이라,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사은의 심중(深重)한 은혜를 철저히 알리는 것이니라. 보은(報恩)이라 함은 이미 은혜 입은 줄을 알았거든 반드시 보답하라 함이니, 사은의 보은 도리를 배워 일일이 실행할지니라.
강령으로 말하자면 사은으로 인하여 혹 해(害)를 보고 고(苦)를 당할지라도 먼저 사은의 광대한 은혜를 생각하여 조금이라도 원망을 하지 아니하고 오직 감사한 점으로만 돌려 항상 평화로운 심경으로 보은·감사의 생활을 하라는 것이니라.
불교보급(佛敎普及)이라, 본 회는 무엇 때문에 불교를 혁신했는가. 다름 아닌 불교가 비록 좋은 법이지마는 시대화 생활화대중화에 맞지 않는 점이 많은 까닭에 그 제도를 혁신한 것이요, 이론 보다는 실용적으로 이용하게 한 것이 불교혁신의 이념이요, 불교보급의 강령이니라. 곧 과거 조선의 불교는 그 제도가 출세간 승려생활이 본위가 되어 부처님의 은혜가 일반인에게 고루 보급되지 못하였으므로 우리는 그 제도에 결함된 점만을 혁신하여 대중의 불교, 시대의 불교, 생활적 불교로 만들어 세간과 출세간 사이에 결함이 없는 대법(大法)을 창설(創設)·보급하자는 것이니라. 우리는 과거 조선 불교의 결함이었던 일체의 장벽을 허물고 법신불의 신앙, 결혼과 직업의 자유, 법통(法通)의 평등, 원만한 수행법, 실지적 불공법, 계문의 실용화 등으로 혁신시켜 먼저 세간에 무용(無用)하던 사람들이 불제자가 됨으로써 유용(有用)한 사람이 되도록 하였으며, 가정 사회 국가도 불교를 수입함으로써 도움이 되고 유익은 입을 지언정 폐단과 해독은 주지 않도록 교리와 제도를 혁신하였으니, 우리는 힘을 다하여 혹은 글로 혹은 말로 혹은 실행으로 혹은 자각으로 이 교리와 이 제도의 보급에 힘을 쓰자는 것이니라.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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