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님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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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님 알고 싶습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9.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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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마음을 허공처럼 살라하라 하신 뜻은?


화산 김대선 교무"성동교당


답> 정산종사 법어 원리편에서 말씀하시기를 “허공이 천하만물의 주인이니 천지는 허공을 이용하여 그 덕을 베풀며, 빈 마음은 만물의 주인이니 그대들은 이 빈 마음을 잘 이용하여야 물질 이용도 잘 하게 되리라. 선(禪)은 마음 허공을 알리며 마음 허공 이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대학이니,마음 허공을 잘 알아 이용하면 세계의 주인이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이어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은 허공이 되라. 허공은 비었으므로 일체 만물을 소유하나니 우리도 대인이 되려면 그 마음이 허공같이 되어야 하나니라. 자신을 다스리되 빈 마음으로써 하고, 가정을 다스리되 빈 마음으로써 하고, 나라를 다스리되 빈 마음으로써 하며, 모든 동지와 모든 동포를 대할 때에도 또한 빈 마음으로써 화하여, 매사에 상이 없고 원근이 없으며 증애가 끊어지면 불보살이니라."고 법문하셨다. 이렇듯 마음을 비워버리면 탐진치 삼독심이 없어지나 아상(我相)이 있기에 탐심(貪心)과 진심(嗔心)과 치심(癡心)이 나오는 것이다. 마음에 좋고 싫음이 있으면 나에게 아직도 티끌이 남아 있음이다. 몸의 착(着)을 다스릴 수 있어야 상대 뿐아니라 삼라만상을 자유로 다룰 수 있다.
중국 당나라 시대 여자임금인 측전무후는 ‘스님들도 재색에 마음이 끌리는가"라는 질문에 신수대사는 “몸뚱이 있는 한 그 생각이 없을 수 없겠지만 다만 방심치 않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마음이란 경계를 당하면 분별심이 있게 마련이다. 본래 마음을 지키는 것이 때론 분별심이 될 수 있다. 마음이 들어 선악미추의 사량계교를 하듯 분별심을 놓는 것이 빈 마음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몸이 가벼워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천하 일을 내 일로 알고 살기 때문에 바쁜 일과로 하루를 시작하고, 일상의 생활에서 버리는 공부를 찾았기 때문이다. 진아(眞我)는 상 없애는 공부에서 비롯되듯 우리는 업장을 소멸하듯 삼독오욕을 떼는 공부로 거듭나는 길이 마음을 허공처럼 갖는 것일 것이다.
푸른창공에 오곡백과가 풍성한 것도 허공이 천하 만물의 주인으로 그 덕을 베풀어 줌이다. “마음이 허공처럼 비고 보면 윤회의 승강(昇降)을 벗어난다”고 하신 정산종사 법문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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