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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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기침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10.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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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산 손흥도 교무"원광대 한의과 교수


마른기침은 날씨가 건조해지고 쌀쌀한 가을날에 주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반적인 감기와는 구분된다. 보통의 감기는 오한이나 발열이 있고, 머리나 전신이 아프며, 기침과 가래가 많은 것이 특징이나 마른기침은 폐와 기관지가 건조하여지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노약자의 기침감기 후유증이나 어린이들에서 많이 발생한다. 늑막염의 경우에도 마른기침이 나타나는데 이때에는 기침할 때마다 병이 생긴 쪽 가슴이 더 아파 오는 것이 특징이다.
기침은 기관이나 기관지 내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가래가 생겼을 때 이것을 내보내기 위한 생리적인 반사작용이다. 여기서의 가래는 기관이나 기관지내의 점막에서 분비물이 비정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병적 산물이다. 만약 기침이라고 하는 방어반응이 없다면 가래는 폐로 흘러 들어가 폐포를 가득 채워 호흡 곤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험하다. 음식물이 기도에 들어갔거나 이물이 기관에 들어갔거나, 연기나 가스가 기도에 들어갔을 때 하는 기침은 기계적 자극에 의한 방어적 반응인 것이다.
그러나 감기,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염, 기관지천식, 폐결핵 등의 증상으로 기침을 하는 것은 기관지에 어떤 병변이 생겨서 일어나는 것이다. 기침을 해수 또는 해소라고 하는데 해(咳)는 가래가 없으면서 기침만 나는 것이고, 수(嗽)는 기침소리는 나지 않으면서 가래만 나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침은 호흡기질환에 의하여 일어난다. 그러나 기관지에 분포되어있는 미주신경은 위나 식도 등의 여러 내장기관에도 퍼져 있어 호흡기 이 외 다른 장기의 병으로도 간접적으로 기침이 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 기침은 폐와 직접 관련이 있으나, 오장 육부가 모두 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함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기침과 동시에 열이 있으면 감기 독감 급성기관지염 폐렴인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심한 기침은 백일해의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히 잘 대처해야 기관지의 기능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기침의 증상이 잘 낫지 아니하면 섭생법이나 생활환경의 개선도 중요하다. 이때 실내공기가 건조하면 기관지의 자극이 심하고 먼지가 나기 쉬우므로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연기와 같은 자극물은 피하고 외출 후에는 소금물이나 엽차로 양치질을 한다. 오미자차는 폐를 보호하고 급·만성의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기침이 날 때나 만성기관지염으로 기침이 자주 날 때 이용하면 기침도 멎고 몸도 보할 수 있다. 오미자차는 물에 충분히 달여 하루에 2~3회 나누어 식후에 마시면 좋다. 또한 기침이 여러 날 계속 되면 뜸을 떠주는 것도 좋다. 이때는 목 부위의 천돌혈과 등부위의 폐수혈, 지양혈에 쌀만한 크기의 뜸을 몇회 반복하여 떠주면 좋은 반응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일반적인 기침은 기후의 이상조건인 풍한(風寒)이 인체에 침범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므로 풍한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삼소음이나 소청룡탕과 같은 약을 쓰면 대부분 쉽게 치료된다. 특히 쉽게 낫지 않는 마른기침은 소청용탕을 체질 및 증상에 따라 적절히 가감하여 사용하면 치료효과가 높다. 기침이 오래도록 잘 낫지 않는다면 체력이 손상된 증거이므로 이럴 때는 기침약만을 쓸 것이 아니라 체력을 보강하여 질병의 저항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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