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 수필법설
상태바
정산종사 수필법설
  • 전재만
  • 승인 2001.12.21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원생활의 건설


정산 송규정사 1900-1962


「고락쌍망(苦樂雙忘)한 자리가 낙원이라, 물질 문명의 발달이 극도에 이르러서 의식주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일체의 고(苦)가 없는 것은 아니니라. 한 가정에 모든 살림하는 기구가 다 설치되어 누워서 만리(萬里)의 소리를 듣고, 앉아서 고량진미를 먹으며 화려한 생활을 한다 할지라도 그 중에 고는 없지 않나니, 그것은 도덕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물질 문명이 더욱 발전되고 그 영향력이 높아 갈수록 정신 문명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의 취하고 싶은 독심은 더욱 커지게 되나니, 그러므로 마음의 안심처를 얻고 물질에 끌리지 않아야 대하는 인연 마다, 가는 곳마다 낙원이 될 것이니라.」
問 학인이 묻기를 “물질 문명이 정신 세력으로 항복 받는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유심(有心)에 기울어진 점이 아닙니까?” 정산종사 답하시기를 「물질 문명을 항복 받자는 말은 곧 물질을 잘 이용하자는 것이라, 물질의 발명이 우리의 생활을 좋게 하기 위하여 발명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도리어 사람들이 물질의 종노릇을 하여 사용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여 물질 문명을 잘 사용하자는 것이니라.
이것은 주인인 정신 문명과 객인 물질 문명을 잘 알아서 주인이 주인 노릇을 잘 하자는 것일 뿐 물질 문명의 발명이나 발전을 부정하는 바는 아니니라. 또한 개교의 동기에서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라고 하였으나, 시방 세계 일체 생령이 전부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되는 때가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밝히신 삼불능(三不能) 가운데 무연중생(無緣衆生) 불능도(不能度), 무변중생(無邊衆生) 일시불능도 (一時不能度)라는 말씀과 같이 한 때에 다 낙원으로 인도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다생 겁래의 수천생을 놓고 본다면 제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니라.
대종사님께서 과거 삼천년 전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 가운데 그 폐단점을 혁신하셨으나 불생불멸의 진리, 인과보응의 진리, 이고득락(離苦得樂)의 진리만은 불변이라 수용하시었고 다만 그 폐단된 점을 혁신하시어 대중화 시대화생활화 하셨나니라.
곧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하시어 사은사요(四恩四要)와 삼학팔조(三學八條)로써 교리의 대강령(大綱領)을 정하시고, 또한 각 종교의 교서를 참고하여 불법(佛法)을 보급하자는 것이니라.
현재 진종(眞宗) 시종(時宗) 조동종 임제종 황벽종 일련종 법상종 화엄종 율종 천태종 진언종 염불종 정토종 등 계(戒) 정(定) 혜(慧)를 중심으로 무려 13종(宗) 56파(派)가 있을 정도라, 부처님께서 49년간 설하신 계 정 혜의 진리로 귀결될지라도 상 중 하 근기에 따라 교화하는 방편은 달랐기 때문이니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