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 서원문 (一圓相 誓願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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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상 서원문 (一圓相 誓願文)
  • 전재만
  • 승인 2002.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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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송규종사 1900-1962


「우리 공부인들은 일원상(一圓相)에 대하여 신앙과 수행을 병진(竝進)하여야만 개인으로 보나 전체로 보나 많은 전진이 있을 것인바, 그러나 대개 지극한 신자(信者)들은 수행(修行)에 등한시 하는 자가 많고, 수행에 근행(勤行)하는 자는 또 신앙에 부족한 자가 많나니라.
그러므로 신앙에만 지극한 자는 무명(無明)을 면치 못하여 악도 타락할 것이요, 수행에만 지극한 자는 사미(邪迷)를 면치 못하여 악도 타락할 수 있으니, 이 두 가지를 병진하여야만 대반야지(大槃若智)를 얻어 피안에 도달하리라.
또는 조선 전체에 종교인들을 보더라도 야소교회원(耶蘇敎會圓)들은 신앙의 정도가 다른 종교의 이상이 되는 신앙이건만 수행이 부족하고, 유교인(儒敎人)들은 수행은 잘하나 신앙이 부족하여 만약 양종교(兩宗敎)가 두 가지를 겸비하였을진대 시방(十方)에 확장(擴張)할지도 모르나니, 그러므로 우리의 일원상 신앙과 수행을 병행하여야만 완전한 정로(正路)가 나타나리라.
우주 만물(宇宙萬物)을 강연(强然)히 표현하여 일원상이라 명칭하였으니, 이 일원상의 진리는 시방 삼세간(十方三世間)에 모든 종교가나 철학가가 탐구하는 구경문제(究竟問題)로서 오득(悟得)한 자의 소견을 따라 표현한 바 다만 명사(名詞)만은 각각 다르나니라.
그런 까닭에 일원상이란 명사는 불교 선가(禪家)의 용수보살(龍樹菩薩)이 선리(禪理)를 설하시다가 그 육신으로써 두렷한 월륜(月輪)으로 화하여 보이신 일이 있고, 마조선사(馬祖禪師)는 도우(道友)에게 서신(書信)으로써 일원상을 그렸으며, 혜충국사(慧忠國師)는 97대의 일원상을 그려 탐원(眈源)은 앙산(仰山)에게 전하여 위앙종(僞仰宗)의 종지로 모셔져 후진들이 비록 그 자리를 아는 것에만 그치었으나 오늘날까지 전해 왔나니라.
유아(唯我)는 대종사(大宗師)께서 이 진리를 오득(悟得)하시와 일원상으로 안명(安名)하시고 본회를 펴시어 신앙하고 수행하게 하셨으니, 이 <일원상 서원문(一圓相誓願文)>은 우리도 또한 꼭 그렇게 하여야겠다고 맹서(盟誓) 하는 글인 바, 비록 이 짧은 서원문이지만 불교의 선종(禪宗), 교종(敎宗)을 비롯해 철학(哲學)의 본체론(本體論), 인식론(認識論) 등이 다 포함되어 각각의 학설 중에 고금을 통하여 제일 얻어보기 어려운 보문(寶文)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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