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초월의 생사문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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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초월의 생사문인 바
  • 전재만
  • 승인 2002.0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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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송규종사 1900-1962



「일원(一圓)의 진리(眞理)는 유(有)도 아니요 무(無)도 아닌 자리라, 유(有)라 이름할진대 형상(形象)이 없어 볼 수도 잡을 수도 들을 수도 없어 위로 보아도 아래로 보아도 없으며, 또한 무(無)라고 이름할진대 무엇이 분명 있어서 시비 분별이 영령(靈靈)하게 나타나며, 우주만물(宇宙萬物)의 본원처(本源處)라 또한 무(無)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니라.
그래서 한가지로 이름하여 유(有)라고 하자니 무(無)의 상대(相對)가 있고, 무(無)라고 하자니 유(有)의 상대(相對)가 있으므로 유(有)다 무(無)다 할 수 없는 유와 무의 경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유와 무를 나누기 전의 초월지경(超越之境)인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유무초월(有無超越)의 생사문(生死門)이니 곧 불변(不變)이라, 곧 유(有)는 생(生)이요 무(無)는 사(死)이나 사즉생(死卽生)이요 생즉사(生卽死)가 되어 생사(生死)가 돌고 돌아 유무초월(有無超越)의 생사문(生死門)이니라.
옛날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사리불(舍利佛)이 수하(樹下)에서 선(禪)을 할 때 유마거사(維摩居士)가 묻기를 “네가 무엇을 하느냐?”하니 “선(禪)을 합니다.” “선(禪)을 한다니 그러면 유심(有心)으로 하느냐, 무심(無心)으로 하느냐? 유심(有心)으로 할진대 일체 중생이 다 선(禪)을 하고 있음이요, 무심(無心)을 할진대 산천 초목이 모두 선(禪)을 하고 있지 않느냐?”하느 물음에 불제자(佛弟子)인 사리불(舍利佛)도 답을 못하였나니 제군들은 이 때 무엇이라 대답해야 하겠는가.
무릇 유심(有心)과 무심(無心)을 초월한 원적무별(圓寂無別)하고 적적성성(寂寂惺惺)한 자리가 진선(眞禪)이라, 생사문(生死門)은 출입문(出入門)으로 사람이 방에 출입하는 것과 같나니, 만물의 나고 죽는 곳이 곧 일원(一圓)이니라. 이것을 또한 비하건대 바다에 파도가 일어났다 잠잤다 하는 것과 같나니라.」
문(問) 학인이 묻기를 “그러면 문(門)에 비유하였으니 일원(一圓)의 진리가 따로 있어서 진리 밖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까?”하고 여쭙자 정산종사 답하시기를 「대종사께서 범부(凡夫)는 분별 생사(分別生死)와 육신 생사(肉身生死)를 일원(一圓)의 진리를 떠나 사념망상(邪念妄想)으로써 하는 까닭에 문(門)에 비유(譬喩)하셨다고 하셨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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