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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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중풍
  • 전재만
  • 승인 2002.04.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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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 전문의 허재균


옛말에 10년 병간호에 효자 없다고 한다. 그 병이 바로 뇌중풍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망률 1위의 질환으로, 현재 1년 동안 인구 10만명당 74명이나 사망하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그렇지만 평소에 뇌중풍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나이가 많은 노인들에게서만 발병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 뇌중풍의 약 30%정도는 65세 이하에서 발병한다.
오히려 성인남성의 경우 정력, 여성의 경우 몸매 등 비교적 문제가 크지 않은 곳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뇌중풍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기로 TV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화를 내다가 갑자기 뒷머리를 잡고 쓰러지는 그런 경우는 드물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올 경우 뇌중풍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매우 응급상황으로 인식하고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갑자기 얼굴이나 팔, 다리의 감각이 무디고 힘이 없다. 특히 몸의 한쪽이 그렇다.
△갑자기 혼란스럽고,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갑자기 한쪽 눈이나 양쪽 눈의 시야가 이상하다.
△갑자기 걸음걸이가 이상하고 어지러우며, 균형이 잡히지 않고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갑자기 원인 모를 심한 두통이 있다.
그럼 어떤 이유에서 뇌중풍은 소리 없이 찾아와 사람을 괴롭힐까?
사람의 뇌는 혈액에 의해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 모든 활동을 유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혈액의 순환이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또는 필요량에 비해 적게 공급되는 경우에 뇌중풍이 발병하게 된다. 그러한 이유는 혈관이 막히거나(뇌색전증, 뇌혈전증), 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피가 모자라거나(심한 출혈), 혈액이 원활히 돌지 안거나(심장기능부전) 등이다. 그럼 어떤 사람들이 이러한 상태에 빠질까?
첫째로 고혈압환자들이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 이완기 혈압이 90mmHg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중풍환자들은 약 60∼70%에서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고혈압을 잘 조절할 경우 중풍에 걸릴 확률이 약 40%정도 떨어진다. 둘째로는 심장병이다. 뇌중풍의 약 20%는 심장질환의 합병증으로 온다. 셋째로는 당뇨병이다. 뇌중풍환자에서 약 20%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은 고혈압과 심장병을 흔히 동반하여 뇌중풍에 악영향을 끼친다. 혈당을 정상으로 잘 조절하면 뇌중풍의 위험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넷째로 흡연이다. 하루에 두 갑 이상 피는 사람은 10개피 이하로 핀 사람보다 두 배정도 더 위험하며, 금연을 한지 5년 이내에 중풍의 위험도가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 다섯째로 고지혈증이다. 이는 심장병의 위험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뇌중풍의 위험도도 함께 높인다. 또한 뇌중풍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또다시 뇌중풍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그밖에 들 수 있는 것이 비만이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반하기 쉬우며 이것은 동시에 뇌중풍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고혈압과 당뇨병은 훨씬 더 좋아진다. 신체적 활동의 저하도 이러한 모든 위험요소와 함께 영향을 미친다.
위와 같은 위험요소들은 전부다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우리가 평소에 주의 깊게 조절해 나간다면 뇌중풍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막을 수 있다.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것이 양의학·한의학의 한계이므로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세 종류 일 것이다. 이미 중풍환자이거나, 앞으로 중풍환자가 될 사람이거나, 건강생활을 유지하여 건강하게 살 사람이거나. 과연 10년, 20년 후에 나는 어떤 사람이 돼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건강은 건강하게 사는데서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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