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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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웃음
  • 전재만
  • 승인 2002.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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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교도"상계교당


‘작년 합창제보다는 더욱 참신하게 연출 해야지’ 이렇게 다짐하며 3개월여 남짓 공들이고 올려세웠던 기량을 총 점검하고 집을 나섰다.
규모가 크던 작던 어떤 일이나 행사를 계획대로 이끌어 도모한다는 것은 그 일을 기획하고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부담스럽고 여간 신중한 것이 아니다.
우리 정대안 교무님의 음악교화를 향한 100일 기도정진의 무서운(?) 위력에 끌려 10여년간 발길을 멀리했던 교당에 다시 나온지 3년, 교당 합창단 지휘자로서 작년 말에는 상계교당 합창단을 이끌고 서울교구 합창제에도 참가하였다.
교당 합창단을 운영하면서 그간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뒤로하며 설렘이 앞서 교전도 잊고 교당에 왔다.
언제나 나를 도와 힘을 주었던 몇몇 교도님들이 미리 나와서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교당 여기저기 모여서 연습하는 노래소리, 피아노소리, 장구소리 교도 전체가 누구랄 것도 없이 스스로 합창제에 몰입해 있다.
‘아! 정대안교무님이 늘 말씀하신대로 교도들이 알아서 모든 대소사를 스스로 착착 운영하는 교당, 그런 교당이 되어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성가를 생활 속에서 언제나 흥얼거릴 수 있게 할까’ 늘 생각했다. 이런 생각으로 피아노 반주도 재즈반주로 시도해 보고, 우리가락 장구와 피아노의 협연을 통해 퓨전 성가도 연출해보았다.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보니 성가도 정말 멋들어지고 웅건하며 맛이 있는 노래로 변모되어 너나 없이 흥겨웁게 큰소리로 노래한다. 법회 분위기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좌종10타 총부에서 오신 교무님 설법에 앞선 우리 교당 교도의 대금독주와 합창단연주가 있었다. 합창제 개막을 알리는 우리가족의 앙상블(바이올린, 기타, 봉고)로 러시아 민요 「검은눈동자」를 연주해 분위기를 유도한 후 교도 전체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각 단별 중창, 찬조출연 가족의 아름다운 아카펠라가 있었다. 작년과는 또다른 모습으로 치러낸 오늘의 행사는 정말 대만족이다.
참가 교도들이 언제 그렇게 연습을 했는지 모두 가수같다. 변모된 교도들의 모습을 보며 오랜시간 좁은 고치속에 답답함을 참아낸 후 훨훨 날아오르는 아름다운 나비의 모습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행사를 이끌면서 여러 사람을 괴롭혔다. 음악에는 천둥벌거숭이나 다름없는 남편을 닥달하여 국악원에 보내 수개월여 실력을 연마(?)시켜 강제로 대금연주도 시키고 장구도 치게했다. 무대에 서기를 쑥스러워하는 남자교도들 살살꼬여(?) 객원 합창단원으로 이용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고생 하며 행사를 치루었다. 모든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교당에 나오면 언제나 서로 합장하고 웃으며 인사하는 말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음속의 어둠을 밝혀주는 이 환한 말 한마디가 4월의 찬란함과 함께 우리 곁에 있다.
은혜의 마음이 충만한 오늘 세상 만물이 다 둥근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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