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균 재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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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균 재활의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10.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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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다쳤어요 소아에서 흔한 골격계 질환


일전에 TV광고를 보니 어린이와 레슬링금메달 선수가 함께 뛰는 선전이 있었다. 거기서 광고하는 주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린아이보다 레슬링선수가 먼저 지쳐버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어린아이 뿐 아니라 성장기청소년까지는 활동량이 성인에 비하여 상당히 많다. 또 피로나 상처, 질병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지만 활동량이 많으므로 근골격계 손상빈도 또한 성인에 비해 높다. 가벼운 외상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부모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고 부모가 엄할 경우 아이가 숨기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 꾀병이든 아니든 일단 인정해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말로 아플 때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초기에 무시하고 지내다가는 더 큰 병을 야기할 수 있다.
아이들이 흔히 아프다고 호소하는 질환(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필자의 짧은 경험에 의하면)으로는 근육통, 손목 발목 삠, 타박상 및 골절, 허리 통증, 무릎 통증, 고관절 통증이 있다. 그중 몇 가지 질환을 살펴보자.
아이들의 골절은 성인의 골절과 다른 점이 많다. 소아의 뼈는 안쪽에 구멍이 많은 다공성골이므로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골절된다. 또 관절의 탈구나 인대 손상이 적은 반면 인대가 직접 뼈에 붙은 부위에서 골절이 흔히 일어나기도 한다. 또 성인처럼 뼈가 딱딱하지 않아 부러져도 뼈가 분리가 되지 않고 그대로 형태를 유지하면서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부모는 흔히들 애가 엄살 부린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파스나 붙이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성장 중에 있다는 점이다. 골절이 성장판을 침범하였을 경우 좌우 길이 차이가 나거나 뼈가 휘거나 성장장애가 나타나거나 하는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고 때로는 지나친 형성으로 더 자라는 경우도 생긴다. 타박상을 입고 하루나 이틀이 지나도 계속 아픈 정도나 붓기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걸음마기에는 팔이 빠지는 요골두 아탈구라고 하는 병으로 병원을 자주 찾는다.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경험하는데 팔을 편 상태에서 잡아당기는 경우 요골두가 요골윤상인대에서 빠지면서 생긴다. 이 경우 아이는 팔을 안 쓰려고 하면서 약간 구부린 상태로 안쪽으로 돌린 상태로 있게 된다. 대부분 병원에서 쉽게 맞추지만 계속 빠지는 경우 팔을 굴곡시킨 상태에서 고정하여 안정시킬 필요도 있다. 어린아이는 약 5~6세 이전에는 팔을 잡아당기는 것은 금물이며 같이 팔을 잡고 걸을 때는 주의하여야 하며 손을 잡고 걷는 것 보다는 윗 팔을 잡고 걷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또 빠졌을 때는 12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 맞추어야 한다.
10~15세 어린이는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놈이 왠 무릎이 아프냐’ 하지만 활동량 많은 아이들중 무릎 앞쪽 아래에 슬개골 밑에 튀어나온 부위가 아프다고 한다. 붓고 통증을 호소하며 계단오르기, 달리기 등 허벅지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는 동작을 할 경우 심하게 아프다. 정강이뼈 앞쪽이 분리되어 아픈 질병으로 Osgood-Shlatter씨 병이라고 한다. 흔히들 쉽게 성장통이라고도 한다. 대부분 활동을 줄이고 간단한 소염제 복용, 물리치료로 통증이 완화되고 완치가 가능하지만 심한경우는 부목이나 석고고정이 필요하다.
이 밖에 여러 가지로 아플 수있다. 정상 관절운동이 이루어지는지, 걸음걸이가 정상인지, 한쪽 손을 잘 안 쓰려고 한다든지 아픔을 호소하거나 기능에 이상이 온 것 같으면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아이가 어리다고 아이의 말을 무시하거나, 자신이 의학적 지식이 모자란다고 너무 겁내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보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대부분의 병은 감별이 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때로는 선생님도 되어야 하고, 때로는 친구도 되어야 하지만 때로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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