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구우목(盲龜遇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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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구우목(盲龜遇木)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12.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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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김중묵 종사


미국으로 항해하던 배에서 선원 한 명이 밤에 실족하여 태평양 망망대해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 선원은 죽을 힘을 다해 헤엄치다가 지쳐서 거의 죽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넓은 판자가 어디선가 나타나 그 위에 올라탔다.
더욱이 캄캄한 밤에 일어난 일이라 그 넓은 바다에서 판자를 잡은 것은 정말 천 년만에 수면위로 올라와 숨쉰다는 거북이가 바다 밑에서 솟아올라 만나는 맹구우목(盲龜遇木)의 고사(古事)보다 더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어 선원은 자신이 올라탄 판자를 보니, 그것은 나무 판자가 아니라 큰 거북이 등이었다.
거북이 등에 업힌 선원은 크게 놀라며 당황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침착하려고 애를 썼다. 만약 거북이가 놀라서 바다 밑으로 내려가 버리면 서원의 목숨은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북이는 사람임을 감지하고도 도망가지 않고 어디론가 열심히 헤엄쳐서 마냥 가기 시작했다.
선원은 이렇게 망망대해에서 고투하기를 14시간만에 자기 배가 도착한 항구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구출되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얼마나 깊은 인연(因緣)이길래 하찮게 보였던 거북이와 사람이 그 한없이 넓은 망망대해에서 만나 목숨을 구원받은 것인가.
아마도 이 거북은 과거에 큰 은혜를 입어서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은혜를 갚아야지’ 하는 굳은 마음씨를 가진 상생(相生)의 연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기적적으로 만나면서 도와 주었을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듯이 동물과 사람 사이에도 서로 따르고 좋아하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서로 싫어하고 보기만 해도 머리가 쭈뼛거리게 미운 생각이 나고 기운이 막히는 관계가 있다.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보자마자 기운이 화(和)해지거나 기운이 막히는 것은 그전에 언젠가 맺어진 업력(業力)으로 비롯된 것이다.

? 맹구우목(盲龜遇木):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판에 뜻밖의 좋은 일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됨을 이르는 말. 맹구우목, 맹구부목(盲龜浮木)이라고도 함.
우리 여기 한송이 꽃을 피웠노라
일산교당 신축봉불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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