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성요론 4,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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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성요론 4,5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1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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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식 있는 사람이 지식 있다 함으로써 그 배움을 놓지 말 것이요. 5. 주색(酒色) 낭유(浪遊)하지 말고 그 시간에 진리를 연구할 것이요


정산 송규 종사


솔성요론 4조
「대저 지식은 아는 것이니,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지식이 많을수록, 들어갈수록 두뇌가 꽉 차 더 들어가지를 않아서 지식이 없어질 근본을 가지고 있나니라. 그래서 서양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말하기를 “나에게 지식이 있다고 타인이 칭하나 나는 오직 불식(不識)이라는 것만을 아노라” 하시었나니 참으로 철인(哲人)의 말씀이니라.
달이 차면 기울어지고 그릇에 물이 차면 넘쳐 흐르는 것처럼 사람도 지식이 가득 차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까닭에 호대(浩大)한 지식을 가질 수 없나니라. 세계 사성(四聖)의 한 분인 소크라테스도 스스로를 불식자(不識者)라 하였는바 항차 범부인 우리에 있어서랴.
우리는 조금 아는 것에 만족지심(滿足之心)을 갖지 말고 불식(不識)을 발견하여 인격 구성에 더욱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그릇이 적으면 들어가는 물건도 적은 법이라 우리는 태평양과 같은 심기(心器)를 만들어야 광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나니, 곧 종지에는 물이 조금만 들어가도 차지만 저 태평양은 물을 아무리 부어도 넘치는 법이 없지 않은가.
우리는 이 진리를 알아 마음의 그릇을 넓히는 동시에 천지를 뱃속에 집어넣을지라도 배가 고프다 할만큼 일심리(一心理)하는 데에 힘써 배워라. 상당한 선도인(善道人)이라 할지라도 과학과 도학에서 타인보다 나으면 배울 생각이 나지 않나니, 이것은 아는 데에 향상이 없음이라, 우리는 더욱 이 도학에 뜻을 두었으니 설사 남보다 더 아는 것도 있다 할지라도 항상 부족지심(不足之心)을 가져야만 아는 데에도 향상이 있고, 더욱 솔성을 잘한다 하리라.」

솔성요론 5조
「우인(愚人)은 시간의 소비에 애를 쓰고, 지인(智人)은 시간의 이용에 애를 쓰나니, 인생은 부(富)와 귀(貴)를 막론하고 사농공상(士農工商)간에 직업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직업에 충실할 때에는 천하없는 귀인(貴人)일지라도 주색낭유(酒色浪遊)를 하지 않아야 하나니라.
이러한 주색낭유는 오직 일을 다 마친 휴식시(休息時)에나 또는 무직업자가 하게 되는 바 주색낭유에 끌려서 하는 자, 혹은 피로한 정신을 풀려고 소창을 겸하게 되는 자가 많나니, 우리 수도인들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시간도 곧 성품이라, 성품을 잘 거느리려면 무엇보다 진리연구에 몰두해야 하나니, 그러나 우인(愚人)은 시간을 죽이고 지인(智人)은 시간을 살리게 되므로 우리는 어떻게 시간을 살릴 것인가.
우리의 인생 생활에 꼭 필요하고 배우지 아니하고는 안될 것이라 할지라도 분망 중에는 또한 못 배울 것이니, 이러한 것은 반드시 필기를 하였다가 그 노는 시간을 이용하여 배워야 하나니라. 주부로써 김치 담는 법, 살림하는 법이라든가 또는 혹 인생 생활에 대해서 더 의심이 없다면, <<정전>>도 읽어보고 뜻도 생각하여 보며 저술도 하여보고 화두를 들어 연구도 하여 보아야 할 것이니라.
어떻든지 우리 공부인들은 심언신(心言身)을 공부 삼고 또는 그것으로써 진리를 행할 뿐 조금도 비진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며, 이렇게 일생을 진리로써 일관하는 것이 곧 공부인의 사명이요, 솔성을 잘 하였다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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