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택 교구장의 교리로 풀어본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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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택 교구장의 교리로 풀어본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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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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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싸이징과 셀프싸이징
얼마전 우리 사회에 숫자를 사용한 유행어가 번진 적이 있다. ‘사오정’, ‘오륙도’라고 하더니 어느새 ‘삼팔선’이 나타나고 이어서 ‘이태백’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누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유행어를 만들어 내는지 모르지만 그 신속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오정’은 중국 고대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라 45세에 정년을 마치면 정상이라는 뜻이요, ‘오륙도’는 부산의 유명한 섬이 아니라 56세까지 직장에 남아있으면 도둑놈이라는것이다. 이렇게 보면 나는 벌써 56세를 넘겼으니 정상적인 직업 활동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이런 말을 들은지 얼마 되지 않아 금새 ‘삼팔선’이 무너졌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통일이 되는가 하고 기대와 희망을 가졌더니 엉뚱하게도 38세도 무너져서 직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한걸음 더 나아가 ‘이태백’이 생겨났다. 20대도 태반이 백수라는 말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유행어가 왜 생겼을까? 물론 사회적 문제인 실업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산업 생산력이 둔화하여 사회 전체 활력이 떨어진 결과이다. 아직 직장에서 열심히 일할 나이에 무자비하게 내 몰리는 퇴직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말일 것이다. 우리는 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문제에 봉착했을때 개개인의 능력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개인이 가진 경쟁력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경쟁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기업도, 국가도 경쟁력이 필요하다. 또 구멍가게 하나를 운영하는 데도 경쟁력이 필요하다. 경쟁력은 모든 분야에서 필수 조건의 하나이다. 이처럼 중요한 경쟁력은 어디에서 생길까? 경쟁력의 원천이 바로 ‘다운 싸이징’이요, 셀프 싸이징이다.
다운 싸이징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구조 조정을 말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기업이나 회사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비해서 ‘셀프 싸이징’이란 자기 개인의 구조 조정을 말한다. 사람이란 성장하면서 인격 구조가 틀 잡힌다. 그러나 이 인격의 틀이라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시대와 사회의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변화되어가야 한다. 즉 끊임없는 자기 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인성의 틀을 형성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운 싸이징이나 셀프 싸이징은 모든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운 싸이징은 물론 셀프 싸이징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다운 싸이징은 산업사회 조건이요 셀프 싸이징은 디지털 지식 사회 조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는 자신의 셀프 싸이징을 통해서 경쟁력을 새롭게 해야 한다.
산업사회의 화두는 다운 싸이징이요, 지식 정보사회의 화두는 셀프 싸이징이다. 지금 시대는 각 개인의 셀프 싸이징을 통해서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개발해 가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신 지식이란 끊임없는 셀프 싸이징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셀프 싸이징을 통해서 개인이 경쟁력을 갖출 때 기업이나 조직도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이다.
정산종사는 “공부의 기점은 자기의 마음 공부에 두고 제도의 기점은 자신 제도에 둘지니라”고 하여 셀프싸이징을 강조하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 마음 공부, 끊임없는 자신 제도에 정성을 쏟으라는 말씀이다. 공부와 제도의 기점을 쎌프 싸이징으로 제시해 준 정산종사의 법문이 이 시대 우리에게 싱그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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