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감상 - 김수경(도봉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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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 김수경(도봉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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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부모님을 향한 100일 특별참회 기도가 끝나면 도봉산에 갑니다. 2"3쯤 내려오면 자연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몸을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며, 다치면 아픈 것을 알고 병이 들면 나으려고 병원에도 가고 하는 이치 말입니다. 몸이 건강하여 산에 올 수 있는 것이 기쁘고 정말 좋습니다. 그러면 마음은 어떠할까요? 낳아 주실 때 몸과 마음 상처 하나없이 주시었건만 눈에 보이는 몸만 아프면 아픈 줄 알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하여 아픈 줄도 모르고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히며 살았던지요. 하지만 저는 그것도 모르고 살다가 시집을 갔습니다. 시집에 들어가 시부모님과 남편과 함께 신혼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실에 맞추어 며느리·아내로 살다보니 며느리로서 안돼는 것도 많고 남편이 싫어하는 일은 참고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몇 년쯤 살았을 때 제 마음은 괴로움이 극도에 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마음공부방에 같이 가자고 하기에 따라 갔습니다. 처음 마음공부방에 왔을 때 교무님 말씀이 끝나고 저는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미안하였습니다. 모든 것에 … 특히 저 자신에게요. 그렇게 저의 마음공부는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원불교 교도가 되었습니다. 정말 개인적 일을 창피한 줄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토해내고 나면 어떤 때는 교무님의 말씀이, 어느날은 같이 마음공부하는 도반님들의 말씀이 제 가슴에 들려옵니다. 지금 산에 다니면서 새삼 건강한 몸에 감사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이 얼마나 커서 마음공부방에 오자마자 그렇게 말도 못하고 울음부터 터져 나왔는지 그 이치를 알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저의 존재를 알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존재가 확실하여지자 이제는 제 앞의 존재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상대의 아픔도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도 얼마나 아프면 말도 못하고 울까요! 교무님의 설법 말씀이 어떠한 착각도 없이 잘 들립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교무님의 말씀을 제멋대로 착각하여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몸을 건강하게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듯이 마음공부방을 열어 저의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해 주시고 저의 존재를 알고 인정하게 하여 주신 권도갑 교무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과 용기를 주신 도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원불교를 열어주신 대종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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