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감상 - 김형종(도봉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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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 김형종(도봉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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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낸다
월초기도 후 법문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소위 나쁘다고 하는 것을 버리려고 노력하지 말라. 그것은 포장된 나요 따라서 언젠가는 드러나므로 헛수고라고. 하기사 구속되거나 얽매이면 진리가 아니지. 예컨대 화를 자주 내서 불편하다면 그 또한 참지 말고 낼 것이며, 다만 남한테 내지 말고 나한테 내라는 것이다. 이것은 또 무슨 말씀인지 몰라서 여쭈니 화가 나는 것은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므로 화가 나면 뒤돌아서 스스로 자신에게 표현하라는 말씀이다. 나는 그동안 상대는 나의 거울이라는 의미를 몰랐고 화가 나면 참지 말고, 화를 내라는 의미도 몰랐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제3자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니 답이 나왔다. 나는 욕심 많은 직장의 영양사를 보면 불쾌하고 화가 난다. 그런데 내 옆의 동료는 이를 무덤덤하게 본다는 것이다. 여기서 성찰해보면 나와 영양사는 욕심이 많고 동료는 아는 체를 잘 한다는 것이다. 나의 욕심 많은 허물을 영양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비추어서 밉고 화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가 고양이를 매우 싫어하나 보다. 상대는 나의 거울이라 했나. 그런데 나를 깨어나게 한 것은 제3자인 바로 나의 동료라는 것이다. 그는 아는 체를 잘 하므로 같이 잘하는 다른 친구한테는 상대가 되지만 관련 없는 나와 영양사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양의 이치가 같은 것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것끼리는 끌어당긴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여 화가 나는 것은 상대 탓이 아니고 내 탓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화가 나면 나를 보고 내야겠으며, 상대는 나의 허물을 밝혀주는 거울로서 고마운 존재로 감사 해야겠다. 신경이 예민해서 자주 화가 나지만 그 또한 나이며, 나를 위한 소중한 체험이다. 내가 예민하다는 것은 허물이 되나 문제는 작은 상태에서 발견하여 큰 과오를 예방하므로 예민한 나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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