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감상 - 김경은 (원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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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 김경은 (원효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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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되기
언제나 도 즐기는 마음과 공 위하는 마음으로 전심과 후심이 한결 같게 하라’는 정산종사 법어 권도편 20장에 대한 강연을 듣고, 이제까지 내가 불보살이란 것에 대해 그냥 멀게만 느끼고, 나와는 상관없는 개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속세의 사람이고, 불보살이라면 그냥 왠지 속세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 한 느낌말이다. 불보살이라는 존재는 진리를 깨치고, 갖가지 경계 속에서도 마음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해 보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가끔 불보살이 된 적이 있지 않았을까? 이유는 모르지만, 같은 경계를 당했어도 어떨 때에는 그것이 그냥 쉽게 넘어가지고, 또 어떤 때는 그것이 마음에 걸려서 그 속에서 놀아나게 된다. 어쩌다가 그 경계 속에서 놀아나지 않고 전심과 후심이 같았던 몇 번의 경험들을 되살려 본다면,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이 불보살이 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불보살이란 존재가 도달해야 하는 목표 내지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힘든 수양의 결과라고만 생각하면 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그냥 원래의 내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금씩 해나가다 보면, 아주 약간이라도 달라진 나를 보게 될 때가 있을 것 같다. 그 순간이 바로 불보살이 되어가는 그 때가 아닐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는 나, 이 모습이 바로 불보살이란 생각으로 천천히 조금씩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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