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 - 이영규(신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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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 - 이영규(신림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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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뒷 동산밭은 황토 땅이었다.
일을 거둔 동산 밭에 메주콩 떡잎이 나오면 꿩이 쪼아 먹기도 했다.
어느 새 들깻모는 웃자라 버려서 뚝뚝 구부려서 두개씩, 두어발씩 콩밭가에 뱅 둘러 심었다. 나는 들깻모를 놓아두고 어머니는 심으시고. 들깨는 비 안 맞아도 잘 사는데. 참깨 모종 할때는 어머니가 만드신 요소비료 푸대를 우비로 걸치고 허리끈 메고서, 참깨 모종은 비를 후하게 맞아야만이 꼿꼿이 살았다. 깨 모종하고 올 때 도랑물이 불어 엄청나게 흘러갔다. 황토흙물에 손 발을 씻고 추워 어설프게 들어왔다.
대종사님이 이 정법회상 펴실 때 그때 못자리 판이라고 하셨는데 세월이 흘러 현재 얼마나 뻗어났는가.
같은해 입교해도 샘물신심과 차이가 현저하다. 첨엔 꽃발 신심이 나서 교당일이 먼저였는데 애먹이는 일이 생기니 당초의 마음가짐이 사라져 우선 살기 바빠서 허위허위하면 내세에 사람 몸 받기 하위순이라.
장마철이 오면 모종하고 꽃피운 참깨밭이 떠오르고, 처음엔 꽃발 신심이었는데 삶의 파도에 휩쓸리는 건 정말 아쉬운 마음이다.
우리 공부가 ‘돌리자’인데 배울줄 모르는 사람을 잘 배우는 사람으로 돌리자! 다시 모를 옮겨 심으면 깻모의 역사가 다시 필텐데. 법비를 많이 맞으면…….
모종의 계절에 마음 챙기어 우리 교당 찾아 오시는 분들이 많으시길… 원음이 메아리쳐가기를 바라는 마음 …….
6·25 법회에 원음방송 듣고 찾아오신 젊은 여자분이 있었다. 종교마다 고개를 내밀다가 송아지처럼. 우리 교당에 정착하실 것 같다. 교도님들이 신바람 나셨다.
교무님이 “우리 경하님 행복이란 뭐예요?” 궁글리는 시간이 오자 경하 형님이 “행복이란 만족이에요” 라고 답하신다. 예로부터 현실에 노력하며 자기 만족하라 했다. 여러 교도님들의 뜻있는 말씀 들을 때 더위속의 법회는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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