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봉공의 표본-이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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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봉공의 표본-이용숙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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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당 일이 내 일, 내 일이 교당 일


“지금껏 일과 원불교 이외의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여행, 옷 사는 것, 낮잠 등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요. 가진 것 없어도 나는 이 세상 최고의 부자입니다.”


서울교구 원불교 교도라면 바자회 때마다 제일 먼저 동이 나는 도봉교당의 맛깔스런 총각김치와 유기농 깻잎김치를 기억할 것이다. 재료 재배에서부터 총각김치와 깻잎김치의 깊고 깔끔한 맛을 내는 이가 바로 도봉교당 봉공회 부회장 이용숙 교도다.


뛰어난 음식솜씨와 넉넉한 마음을 가진 그녀는 15년 전부터 지금껏 바자회 때와 교당 일 있을 때마다 혼자서 많은 교도들의 점심을 준비한다. “음식 준비할 때부터 즐거워요. 제가 조금 수고해서 여러 사람이 맛있게 먹음 얼마나 행복합니까? 맛있게 먹어주는 교도들이 고맙지요.”



# 음식 대접하는 낙


음식 대접하는 낙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보통 김치를 할 때도 다른 사람들 김장 김치보다 많이 한다. 새벽에 시작한 일이 밤 12시가 넘어 끝이 나도 그녀는 김치 먹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 이 김치들은 아픈 교도, 직장 일로 바빠 쩔쩔 매는 교도, 생활이 힘든 이웃들에게 나누어진다.


그녀는 직장을 핑계로 교당에서 깻잎을 재배하는 전곡과 의정부에 있는 밭일에 빠진 적이 없다. 오히려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 밭에 가서 교도들이 먹을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새벽 4시 30분에 밭을 향해 떠난다. 밭일을 끝낸 후에야 그녀는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이렇게 누가 보든 안 보든 교당 일에 앞장 서온 그녀를 26년간 곁에서 지켜본 정중현 교도는 “도봉교당의 보배다. 모든 일에 사심이 없어 일 한 후에도 내세우는 법이 없다. 몸을 너무 아끼지 않아서 걱정이다. 제발 몸 좀 아껴서 오래오래 봉공회 일을 했음 하는 바람이다.”며 그녀의 무아봉공 정신을 칭찬한다. 그녀가 17년간 법회에 무결석하며 교당의 주인으로 거듭난 데에는 그녀의 어머니(전북 화호교당 최세진 법사)의 영향이 컸다.


결혼 후 아들이 두 살 무렵 남편은 딴 살림을 차려 그녀 곁을 떠났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심적, 경제적으로 힘겨워 하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원불교에 나가라. 대신 다른 교도들이 유지비 내는 것, 옷 입고 다니는 것은 보지마라. 오직 법회 출석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


# 꾸준한 기도생활


어머님 말씀을 새기며 그녀는 경제적으로 힘들 때 몸으로 남보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봉공활동을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교전 봉독과 사경을 하며 힘겨움과 잡념을 제거하고, 기도 생활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녀의 봉사 정신과 정성 때문일까? 바쁜 일 때문에 아들과 마주 앉아 식사한 시간이 거의 없었는 데도 그녀의 아들은 반듯하게 잘 자라 이제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


자신으로 인해 원불교가 좋은 종교로 주위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녀. 몸이 아플 새도 없이 열심히 봉공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그녀에게 교당 일이 내 일이 되었고, 내 일이 교당 일이 되었다. 박혜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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