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마, 취사, 대조하는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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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 취사, 대조하는 마음공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5.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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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양은(개봉교당)

교도님 어머님의 열반하심에 교무님을 모시고 남원의료병원으로 향했다. 아는 길이었지만 네비게이션을 의존하여 평상시 오고가는 길을 선택하였다. 전주를 지나 임실을 거쳐서 남원에 진입하였는데 고속도로 출입구의 안내 표지판을 보면서 의두가 걸려 조용히 고민에 쌓였다. 전주에서 남원까지 국도를 따라 약 1시간 30분을 왔는데 더 쉽게 올 수 있는 고속도로가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다.


열반 기념제 독경 등 모든 의식을 마치고 살며시 먼저 나와 지도를 보고 있으니 교무님께서 다가 오셨다.


“쉽게 올 수 있었던 길이 있었는데 네비게이션의 안내만 따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습니다"하니 “대종사님 법문 말씀에 취하기 전에 연마하고, 또 연마하면 호리도 착오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신다. 교무님 말씀에 고개가 숙여진다.


‘기계에 의존하여 물질의 지배를 받는 노예생활의 파란고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바로 이런 것의 결과이구나’를 느끼며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일이라도 우리가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챙기지 아니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다.


대종경 수행품 제 24장의 “일을 당하기 전에는 미리 연마하고, 일을 당하여서는 잘 취사하고, 일을 지낸 뒤에는 다시 대조하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며, 비록 다른 사람의 일이라도 마음 가운데에 매양 반조하는 공부를 잘 하면, 점점 사물에 능숙하여져서 모든 응용에 걸리고 막히지 아니하리라"라는 법문을 높이 받들어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기 위하여 쉽게 놓칠 수 있는 보편화 된 생활습관을 다시 재정비하지 않으면 아니 되겠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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