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다스리는 법
상태바
경계 다스리는 법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7.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주예지(서대연 회장)

‘피와 왕골 뽑기, 삼밭재 오르기와 같은 의외로 경계라 할 만한 일들에 경계를 느끼지 않는 제 자신을 보고 저 스스로도 놀랐어요.’


명언이라 할 만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반성 혹은 자찬하며 써내려갔던 마음일기, 그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낸 서대연 교우들은 마음속 이야기들을 멋진 말들로 섬세히 풀어놓았다.


누군가 ‘서대연 이번 성지순례 어땠어요?’ 하고 묻는다면, 살포시 웃으며 ‘함께 하자’ 말해주고 싶은 시간은 아무래도 마음대조 시간이리라. 비교적 말끔한 모습으로 웃고 떠들며 함께 한 첫날 시간, 분홍색 티셔츠가 하나같이 핫핑크색 티셔츠가 되도록 땀에 젖은 모습으로 울고 웃었던 둘째 날 시간, 회장단의 깜짝 이벤트와 촛불 의식이 이어져 진솔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던 셋째 날 시간. 어느 하나도 빼놓을 것 없이 진귀하고 값진 시간들이었기에, 이번 서대연 성지순례 및 농활에 대해 누군가 묻고자 한다면 바로 이 시간이 정답 아닐까.


일정은 제법 빡빡했다. 첫째 날엔 고추 따기와 잡초 뽑기. 둘째 날 낮에는 종일 논에 들어가 피와 왕골을 뽑았고, 밤에는 대종사님 오르셨던 삼밭재에 올라 기도시간을 가졌다. 누구의 표현이었더라, 경계가 일어나지 않고서는 못 배길 상황들이 많은 일정이었다나.


그렇다면 정작 회장이라는 나 자신은 내 수많은 경계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뒤늦게 깨달은 것은 ‘본디의 마음은 없는 것이다. 모두 그렇다고 알아진 것이고 습득되어진 것이다’ 라는 김형진 교무님의 말씀처럼, 실제 내 마음에 경계가 가득했다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경계가 있다고 세뇌시켰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진리. 그 경계 하나하나에 연고를 찾자면 무수히 자잘하고 세세한 것까지 있었겠지만, 결국 내 마음의 경계는 내 스스로가 만들어냈던 아지랑이와 같은 존재라는 것.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입으로 ‘짜증난다’ 고 내뱉지 않았다면 제 28대 서대연 회장단이 이끈 성지순례 및 농활은 모두에게 더 신나고 더 보람되고 더 배울 점이 많은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