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봐도 좋은, 우리는 해바라기
상태바
바라만 봐도 좋은, 우리는 해바라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8.20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원불교 교법으로 아이들 가르치는 ... 유린교당 박정선 교도



그녀는 일복이 참 많다.


‘이제 좀 쉬어야지’하면 ‘어디 어디 교당 어린이집을 도와 달라’는 전화가 걸려 왔고, 그녀는 어김없이 그 자리로 달려갔다. 언제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힘든 곳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어 언제나 즐겁고 행복했다는 그녀, 박정선 중랑구청직장어린이집 원장(유린교당)은 교당 안에서 함께 공부하고 같이 생활 할 수 있었던 것이 도리어 자신의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 힘들어도 힘들지 않던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원불교와 인연이 되어 계속 원불교어린이 집에서 근무했던 박 교도. 그가 거쳐 간 교당 유치원, 어린이 집 만해도 5개가 넘는다. 어느 곳은 건물과 책상 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곳이었다.


“30년 전인가? 같이 있던 선생님이 일이 힘들다며 입학식을 하루 남겨두고 그만뒀을 때는 정말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가는 대신 시내에 나가 자신보다 더 무거운 짐을 들며 입학식을 준비했다. “제 무게보다 더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니까 한 아저씨가 버스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며 유치원까지 태워다 주시더라고요.”


조그마한 도움이었지만, 그녀 마음이 다시 행복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추억이니까.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런 조그마한 배려들이 모여 마음만은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렇게 초창기 교당 어린이 집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던 박 교도, ‘이제 조금 쉬어하지’하면서도 교무님이 좀 도와 달라고 하면 마음은 벌써 어린이집 문 앞에 가 있었다.


“교무님들이 너무 고생하시는 걸 아니까 그냥 있을 수 없었지요. 교무님이 너무 좋아 원불교를 떠날 수 없는 사람 손들라고 하면 제가 1번 일걸요.”


# 고맙습니다, 교무님


그 중에서도 유린어린이집 시절 만났던 정명중 교무는 지금도 그녀 인생의 목표와 같은 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엄하고 반듯한 어린이집 원장님으로, 일요일은 한없이 인자하신 교무님으로 만났습니다.”


일에서는 완벽하면서도, 사람에 관해서는 한없이 인자하셨다는 그녀의 스승.


박 교도는 가녀린 몸으로 일인 몇 역을 완벽히 소화하시는 스승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그 분의 모습을 닮아가려 노력했단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번 발치에서만 봐도 좋고 소매 한 자락이라도 잡으면 더 좋고… 유린교사들의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우리들의 해바라기라고 하더라고요. 바라만 봐도 좋은….”


그런 분이 계셨기에 이 은혜로운 테두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그녀, 원불교에서 부르면 언제나 달려간 그녀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곳이 비록 건물과 책상 밖에 없는 곳이라 해도 말이다.


“법납만 많았지 아직까지 공부가 부족한 이 법의 영원한 학생이지요. 그렇기에 교무님이 부르면 이 인연을 끓어지지 않게 또 달려갈 것입니다.”




김아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