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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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부처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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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성경(송천교당)

감사한 마음으로 일요예회를 마치고 즐거운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간식을 먹고 있는데 옆자리에 단 음식이 있는지 중간 크기의 벌이 음식 주위를 뱅뱅 돈다.


나는 벌에게 ‘너의 생명이 위태하니 이곳을 벗어나라’고 몇 차례 일러 주었지만 벌은 내 마음에 응해 주지 않았다. 나는 다시 심각한 마음으로 벗어나라고 독려를 했다. 그 때 그 심정만은 나도 부처였다.


불교계문 중 제일은 불살생로 대종사님도 연고 없이 살생을 말라는 계문을 첫 번째로 주셨다. 벌의 생명을 앗아갈 권능은 사람에게 있거늘 벌은 그걸 모르고 죽음이 일분 이분 다가오는데 주위를 맴돌다 끝내 구둣발에 최후를 당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는 벌을 구제하지 못한 죄의식에 마음이 아팠다.


먹이 욕심에 끌려 하나 뿐인 생명을 끝내 잃은 벌. 이 일이 어찌 벌만의 일이겠는가. 삼독심과 오욕에 눈과 마음이 가려 병들어 있다면 나 또한 저 벌과 다를 게 뭐 있겠는가?


‘너희 스승은 내가 되고 나의 스승은 너희가 된다’는 변의품 21장 법문처럼 죽은 벌이 나를 깨우쳐 준 스승이 되었으니 벌처럼 헛된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 수양 연구로 반야지를 얻어 그일 그일에 주의심을 놓지 않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를 잘하는 참! 공부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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