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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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1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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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원봉사 대상받은 ... 면목교당 이혜덕 교도



월요일과 금요일은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화요일은 복지관 식당보조, 목요일은 가정파견봉사 ….


일주일을 휴일없이 보낸 지 벌써 20년, 돈을 받고자 했던 것도 누구의 칭찬을 듣고자 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었다는 면목교당 이혜덕 교도. 아직도 봉사가는 아침이면 설레는 마음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는 그녀이다.




# 마음의 때를 벗기고


이 교도가 20년 전 처음으로 봉사를 시작했던 곳은 수락산 양로원으로, ‘봉사를 해서 뭐해’라는 생각이 앞섰지만 몇 번 보지 못한 교도들을 따라 나선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을 내려오며 다시 이곳에 올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비위가 상해 점심을 못 먹을 정도였습니다. 다음에는 못 오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 교도는 보름도 안 돼 이곳을 다시 찾았다. 정확히 그 이유를 설명할 순 없지만, 몇 겹의 때를 벗기고 옷장에서 가장 깨끗한 옷을 입혀 놓은 할머니들을 보며 다시 오기를 약속하고, 다시 만나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두 번째 갈 때는 아예 점심을 먹고 들어갔습니다. 그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 다른 것들에게 의해 거치적거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였지요.”


목욕봉사를 하며 ‘내 마음도 이렇게 개운한 데 할머니들은 얼마나 후련하고 개운할지’ 처음으로 다른 이의 마음에서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느꼈다.


“그렇게 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동안 저도 나이가 들었고 돌아가신 할머니들도 많지요.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있더군요.”


‘어르신들이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잠자듯 편안하게 가셨으면 좋겠다는 이 교도의 마음’, 20여 년 동안 봉사를 그만 둘 수 없었던 이 교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다던 그 마음이다.




# 봉사는 곧 마음공부


4남매의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면서 봉사는 어쩌면 자신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엄마의 봉사가 아름답다 말해주었다. 남편은 혼자 차려먹는 식사도 마다하지 않았고 아이들도 빡빡하게 짜여있는 엄마의 스케줄을 이해해 주었다. 어쩌면 봉사를 통해 마음공부를 해 가고 있는 이 교도를 알았기 때문일까.


“제가 많이 변한 것을 느낍니다. 하나를 선택 할 때도 이것이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줄 것인지, 슬픔을 줄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하고 조심하지요.”


봉사를 통해 잠시잠깐 내 뱉어 버렸던 말들이 줄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이 교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마음공부는 20여년 된 이 교도에게도 제일 어렵고 힘든 숙제라 한다. 이 세상에는 아직 겪어야 할 일들이 많고 이겨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를 위해 하는 봉사일까 가끔 생각합니다. 생각이 가지 많은 나무처럼 쭉쭉 뻗어나가지만 언제나 도달하는 결론은 하나, 바로 저이지요.”


그래서 ‘이제 그만하고 놀러가자’하는 주위의 유혹에도 ‘아직도 멀었다. 나 할 건하고 나중에 놀자’고 말한다는 그녀이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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