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느린 봉공회장?
상태바
손이 느린 봉공회장?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2.26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출석은 당연한 1순위 ... 상계교당 송원옥 교도



봉공회장이 된 후 보인 남편의 첫 반응이 ‘가사 일에 서투른 사람이?’일 정도로 손이 느려 걱정이라는 송원옥 교도. ‘제일 못하는 사람에게 제일 어려운 일을 시킨 것 같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인터뷰 순간에도 봉공회 물건을 팔아 주신 교도들이 보이면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빠르게 뛰어 나가고 누구보다 먼저 원로님들을 배웅하는 그녀는, 누가 뭐래도 바지런한 상계교당의 신임 봉공회장이다.




# 공부하라는 숙제


“봉공회장 맡고나서 든 생각은 ‘평소에 힘을 길러 놓았어야 하는건데’였어요.”


공부 게으름 피다 선생님에게 걸려 숙제를 잔뜩 받은 학생 같다는 그녀, 부족한 자신이 교당 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설거지를 하면서도, 법회 사회를 보면서도 걱정이란다. 하지만, 교도들이 아무에게나 교당 살림을 맡겼을까.


송 교도의 신심은 상계교당의 원로급으로, 어머니의 인연으로 교도가 된지 50년, 상계교당 창립부터 지금까지 한 세월이 20년이다. 특히 상계교당 20주년에 봉공회장이 된 것도 특별한 인연이지 않을까.


“제가 부족한 만큼 주위에서 다 도와주셔서 하는 거지요. 인연복 만큼은 최고거든요.”


이런 겸손도 교도들의 증언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단장으로 단원들 챙기는 건 자녀 챙기는 엄마급이며, 쭈볏쭈볏 교당 문을 들어서는 이들에게는 처음으로 다가가 인사 건네는 상계교당의 최고 안내자다.


“전화는 열심히 했어요. 직장에서는 점심식사시간에, 안 계시는 분들은 저녁에 전화했지요.”


처음 ‘교당에서 뵐께요’라는 전화는 점점 시간이 길어지면서 속마음을 터 놓는 연결통로가 되었고, 남편 얘기 자식 얘기를 하며 그렇게 단원들과 친해졌다.


또 세대별 그녀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젊은단 단장 일 때는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사다 놓고 단원들 아이들에게 주며 일원가족 만들기에 협조했고, 할머니단 일 때에는 살가운 막내딸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단원들이 놔 주지 않아 몇 년째 할머니 단의 총무를 맡고 있는 인기 많은 그녀이기도 하다.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겠지요. 공부 기회로 알고 차근차근 해 나갈 겁니다. 더디더라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




# 엄마만큼만 하자!


그녀의 신심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80세가 넘은 지금도 봉공활동을 놓지 않는 어머니는 교당이 특별한 곳이 아닌, 자연스럽고 당연한 생활이라고 알려주신 분이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그랬던 듯 일요일 교당 출석은 당연한 1순위, 가족들도 인정하는 침범불가 영역이 되었다.


“맞선도 종교가 틀리면 보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신앙은 당연한 일상생활인 거지요.”


그런 그녀에게 ‘보은의 마음’이라는 멋진 메일 주소를 선물할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인 두 아이들은 기쁨이자 힘.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머리맡에 교전을 놓고 자며 기도하는 아이들을 보면 더 열심히 봉공해야겠다는 힘이 솟는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신앙이 곧 자연스러운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올해 목표이자, 작은 욕심입니다.”


김아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