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詩(여의도교당 창립30주년에 부쳐) / 김홍선 교무 , (여의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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祝詩(여의도교당 창립30주년에 부쳐) / 김홍선 교무 , (여의도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9.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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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희망의 느티나무

삼십여년 전 그 날,


아름다운 꿈을 꾸는 신앙인 ‘이여진’이 있어


너섬, 汝矣島의 드넓은 마당 한 켠에


아주 작은 한 그루 느티나무를 심었습니다.




세월속의 느티나무는


비바람이 불어도, 거센 눈보라 몰아쳐도


샛강의 물을 마시며, 하늘 바람을 마시며


아롱대는 무지갯빛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그 품을 넓혀가느라 세월 잊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 사람들은


하늘 향해 타오르는 느티나무의 꿈을 바라보며


가던 길을 멈추고 따스한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


그 그늘에 누워 기쁨, 슬픔 함께 나누며


아름다운 저마다의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 흐르고,


느티나무와의 사랑도 어언 30여년.


이제는, 샛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의미를,


넓게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의


한 자락, 또 한 자락의 의미도 깊이 깨달으며


존재의 이유에 열 두 자락의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우리가 찾으려 하는 나,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세계에 눈을 뜨는 나,


찾으며… 찾으며, 잃어버린 나를 찾으며


느티나무의 사랑으로, 샛강의 맑은 바람으로


마음의 껍질을 훌훌 벗어 던지며


‘아! 너섬의 향기로움이 저 멀리 있지 않음.’을


그 그늘에 누워서 깨달은 어느 날,


우리는 수 백 그루의 느티나무로 거듭났습니다.




우리가 바로, 한 아름, 두 아름의 느티나무가 되어야 함을,


온 세상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야 함을


비로소…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낙원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느티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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