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희망의 느티나무
삼십여년 전 그 날,
아름다운 꿈을 꾸는 신앙인 ‘이여진’이 있어
너섬, 汝矣島의 드넓은 마당 한 켠에
아주 작은 한 그루 느티나무를 심었습니다.
세월속의 느티나무는
비바람이 불어도, 거센 눈보라 몰아쳐도
샛강의 물을 마시며, 하늘 바람을 마시며
아롱대는 무지갯빛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그 품을 넓혀가느라 세월 잊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 사람들은
하늘 향해 타오르는 느티나무의 꿈을 바라보며
가던 길을 멈추고 따스한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
그 그늘에 누워 기쁨, 슬픔 함께 나누며
아름다운 저마다의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 흐르고,
느티나무와의 사랑도 어언 30여년.
이제는, 샛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의미를,
넓게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의
한 자락, 또 한 자락의 의미도 깊이 깨달으며
존재의 이유에 열 두 자락의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우리가 찾으려 하는 나,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세계에 눈을 뜨는 나,
찾으며… 찾으며, 잃어버린 나를 찾으며
느티나무의 사랑으로, 샛강의 맑은 바람으로
마음의 껍질을 훌훌 벗어 던지며
‘아! 너섬의 향기로움이 저 멀리 있지 않음.’을
그 그늘에 누워서 깨달은 어느 날,
우리는 수 백 그루의 느티나무로 거듭났습니다.
우리가 바로, 한 아름, 두 아름의 느티나무가 되어야 함을,
온 세상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야 함을
비로소…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낙원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느티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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