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하여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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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대하여 29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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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송배 시인의 한 주를 여는 시 - 53

이순(耳順)이다, 그 공간에서 잠시 / 머뭇거린다. 암묵으로 나포된 시간 / 뿌려진 신음들을 어렵게 친견(親見)하고 / 그 끝자락에 서있다 / 이순쯤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언어 / 바로 그 언덕에서 점치는 무채색의 여백들 / 그 여백으로 다시 뿌리는 / 무수한 고독 / 시간과 공간의 합치점을 / 천성으로 다시 찾는 오늘도.




여덟 번째 시집 ‘꿈, 그 행간에서’(2002. 12. 청송시원 발행)를 발간하면서 ‘耳順의 언어’라는 나름대로의 인생 60을 정리하는 그런 야무진 꿈을 형상화해 보았다. 초기에 고향의 산천을 중심으로 한 자연 서정에 젖었던 소재와 주제가 차츰 인본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하더니 존재의 문제, 자아의 성찰 등 인간의 근원적인 고뇌와 갈등을 여과하는 새로운 인생관의 형성을 탐색하는 주제를 선호했다.


그러나 이러한 존재의 확인과 성찰이 현실과 화해하는 과정에서 절망과 기원이 교차하는 심리적인 변환이 있었으나 ‘시간’에 대한 재발견이 결론적으로 인생문제와 화해하는 형상화가 절실하다는 점을 간과(看過)할 수 없었다.


여기에 ‘시간에 대하여’라는 작품을 연작으로 창작하면서 20편은 먼저 발표가 되어 앞 시집 ‘시간의 빛깔, 시간의 향기’에 수록하고 나머지 10편을 이 시집에 동참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사유의 확대를 탐색하였다.


이처럼 이제사 겨우 시간과 공간의 개념과 거기에 동승한 인간의 여백 등이 다양한 형태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무한의 시간성이 유한의 우리 인간과 합치점 혹은 결별점(生滅)에 관한 깊은 사색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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