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 있는 그래로이기에 행복"
상태바
"나로서, 있는 그래로이기에 행복"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2.28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다시잡은 공부길 ... 대치교당 정보화 교도



정보화 교도. 그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똑순이 같이 합창단을 이끌던 원음의 단장, 무대 위의 담대한 모습? 또 야무진 얼굴로 단정히 말하는 그녀가? 하지만 23년 원음토박이로 크고 작은 무대를 만든 그런 그녀가 남 앞에만 서면 긴장해 떨던 작고 여린 사람이었단건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 60명 단원 일일이 문자


정 교도에게 합창단은 그런 곳이다. 재미있는 일을 따로 꼽는 게 무색할 정도로 추억이 촘촘히 박힌 곳, 남 앞에만 서면 떨던 자신까지 잊게 한 그런 곳 말이다.


“따로 아는 교도들도, 교무님도 없을 정도로 숫기가 없었어요. 근데 합창단에서 파트장을 맡고, 총무에 단장으로 책임감이 하나씩 늘다보니 제 안의 숨은 성격이 나타나더군요.”


단장을 맡고 처음 연주회 준비 때는 ‘그 성격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부탁할 거냐’ 남편이 먼저 걱정했을 정도. 그런데 참 희한했던 게 ‘교단의 일이다’ 공심으로 나를 낮추니 자신의 성격은 물론 가장 큰 걱정이었던 재정적인 문제까지 안 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얼마나 고생 많았냐’는 칭찬이 송구할 정도로 모든 일이 재미있기만 했다.


“모르는 분들에게 전화도 척척하고, 먼저 가서 인사도 하고. 참 즐겁게 일했지요.”


하긴 4년 동안 매주, 간식준비며, 60명 단원에게 일일이 ‘출장은 잘 다녀왔냐’ ‘감기는 괜찮으냐’ 등 1:1 맞춤형 문자를 보내왔으니, 즐기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일. 임원을 그만두고 나서도 상당히 오랫동안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깜짝 놀라다 ‘이제 아니지…’ 웃던 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것 또한 착이라 놓으려 하지만, 그만큼 전력 질주해 왔던 시간이었다.


“많은 걸 얻었지요. 공심으로 무언가에 진심을 다해 봤고요, 그로인해 진리를 보았고요, 사람도 얻었고요, 그리고 제일 큰 변화는 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거지요.”


# 이또한 착일 것


그런 그녀가 다시 교당으로 돌아왔다. 공연 준비로 바쁠 때에도 교당을 빠진 적 없건만, 잠시 집을 비웠던 듯 교당 일이 조금 어색하고 낯선 게 사실. 화요일은 교전공부로 금요일은 금강경 공부로, 공부길부터 다시 잡기로 했다. ‘단장’이며 교당의 여러 가지 일들도 맡았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진심을 다해 일하는 성격이 발동했다.


“합창단 일로 4년 동안 교당 일을 놓다보니 잠깐 어색했지만, 여기가 고향인걸요. 적극적으로 참여할려고요.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 사경도 시작했는 걸요.”


아! 사경하면, 하고 싶은 말. 사실, 입교초기 교전을 6번 사경해 상도 받았던 그녀지만, 머리에 남는 게 없다며 차라리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라 권했던 정 교도. 하지만 … “오만했던거지요. 그 때는 교리도 모르고 썼던 거고. 지금의 전 23년 동안 가랑비에 옷 젖듯 진리를 알고 느끼고 보니, 교전 자체가 참 감동인거에요.”


대종사님 심정이 어땠을까 자연스레 눈물이 나기도. 그럴 때면 옆에 앉은 남편에게 읽어주며 감정을 나눈다.


“요즈음 제가 제일 행복하단 생각을 해요. 나로서 있는 그대로 보니 행복하고 사랑스런 존재에요. 이 공부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구요.”


김아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