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재가교역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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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재가교역자가 되고 싶어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3.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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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각감상 / 허성근 , (연세대학교 원불교학생회)

저는 대구경북교구 안동교당에서 학생회 활동을 했습니다. 2007년에 서울 유학 생활과 함께, 원불교 대학생 동아리인 ‘교우회’ 활동을 시작했고, 전국대학생연합회 임원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원불교 활동으로 대학시절을 보내니 많은 교무님들과 교우 분들이 말하십니다. 출가해! 전무출신해! 우산 최희공 원무님은 이왕 출가할거 정남은 어떻겠느냐 하십니다. 그래서 한 때 ‘허정남’으로도 불렸습니다.


앉아서 좌선을 하면 십분 정도 지나면 다리가 심하게 저려오고, 좌선 시작과 함께 망념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다가, 생각이 많아 머리가 무거우며, 올빼미형 수면 습관을 지닌 저는 교무님들을 동경하곤 했습니다. 좌선 콤플렉스도 있고 한데 저의 공부실력보다 임원을 많이 하고 정전을 조금 읽었고, 말 좀 잘한다는 이유 때문에 과분한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지난 주말엔 영산성지로 연세대학교 원불교교우회와 신촌교당청년회가 주관하는 연합훈련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훈련들을 임원으로 참가해서 오롯이 정진하지 못하기도 했는데, (물론 일하는 것도 공부지요!) 이번엔 영산성지교무님들께서 준비해주신 알찬 프로그램으로 2박 3일을 보내다 왔습니다.


염불시간은 망념이 많은 저에게 일심의 기운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좌선컴플렉스도 상당히 나아졌습니다. 망념, 그냥 지켜보면 되지요. 삼밭재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에서 길을 잃어서 야산을 헤매는 특공대 체험도 했습니다.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다시한번 청년 대종사의 삶을 느꼈으며, 정전 ‘사은’을 봉독하면서 특히 천지 8도를 다시 되새겼습니다. 길할 때 흉할 일을 대비하라는 말씀이 요즘 따라 와 닿습니다. 좋은 일이 과해서 들떠 있으면, 꼭 실수를 하거나 역경이 오더군요. 마지막 강연을 통해서 대학생, 청년들이 왜 마음의 자유와 생사의 초월과 죄복의 이치를 알고 실천해야하는지에 대해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해제식 마치고 영산의 큰 교무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출가혀!


예전에 ‘거진출진’이란 어휘에 가슴이 뛰었던 적이 있습니다. 진흙 속에 핀 연꽃이란 말로서, 재가교도를 부르는 말입니다. 전무출신이란 어휘는 많은 교도분에게 거룩한 삶으로 불리는데, 거진출진은 어휘 자체가 생소하지요. 저는 재가교도의 삶이 전무출신보다 열등하다는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원불교 활동을, 많이 하고, 정전을 조금 읽었다고 하면 으레, 출가해라는 말을 교무님, 교도님들이 하십니다.


정전이 제 인생의 최고의 책이고, 방학 때면 일주일간 대학선방 정기훈련을 가는 것이 원칙인 제 생활이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출재가 구분을 타파했던 소태산의 대의에 충실할수록 출가 스카웃 대상자로 오르곤 하는데요. 이번 훈련으로 좌선컴플렉스도 나아졌겠다, 교무님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데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재가교도님들! 교무님들에게 지도받을 자리에서는 지자본위의 정신으로 열심히 배웁시다. 다만 우리가 손님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주체적인 신앙인, 수행인으로서 공부합시다. 거진출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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