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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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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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네팔 공정여행기 / 전혜봉 , (강남교당)



원불교 100년기념 성업회와 , 삼동인터내셔널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원불교 NGO 스쿨의 사업중 네팔 공정여행은 두 달 조금 넘는 기간동안 이어졌던 원불교 NGO스쿨의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하이라이트이다. 공정여행 그리고 네팔. 이 두 단어는 나한테 정말 생소한 두 단어였다. 사람들의 공통된 여행 패턴에서 벗어난 네팔 공정여행,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



우리가 네팔에서 공정여행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삶과 사람이 만나 함께하는 의미를 배우는 것이었다. 삶과 삶이 이어지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며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지역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 속에서 지역교통을 이용하고 지역청년들과 함께 산행을 하고 삼동스쿨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어린이들과 함께 놀고, 아마 내가 생각하는 공정여행은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카트만두를 거쳐 도착한 룸비니 삼동스쿨은 올 4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룸비니 마을은 어른이든 어린이든 여기 사람들은 가진 것은 없지만 모두 순수하고 평온해 보였다. 삼동스쿨 주변에 수로를 내기 위해 우리는 뜨거운 햇볕아래 삽질을 하고 마을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는 시간도 갖고 한국에서 가지고 온 물품을 나눠주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마을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하였다.


시간이 늦어져서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데 마을 어르신께서 마을에 큰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집으로 초대해서 찌아(밀크티) 한 잔 꼭 마시고 가라고 하셨다. 허름한 집에서의 차 한 잔은 내가 먹어 본 차 중에서 가장 깊은 맛이 났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어르신과의 포옹은 백 마디의 좋은 말보다 더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삼동스쿨에서의 일을 마치고 우리는 로컬버스를 타고 네팔과 인도의 국경선에 다녀왔다. 로컬버스 안은 내가 학교 가기 위해 타는 102번 버스보다 숨막히고 비좁았지만 신선한 체험이었다.


삼동스쿨 근처 마을에 있는 어린이들과 놀기로 한 날에 갑자기 네팔 그 지역에 ‘번다’라는 큰 시위가 일어난다고 했다. 예고도 없던 일이라 우리 일행은 당황했다. 번다가 일어나는 낮시간 동안 모든 가게는 문을 닫고 엔진이 달린 이동수단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카트만두로 바로 이동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삼동스쿨에 안 갈 수도 없었다. 아이들이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왕복 6시간 정도 먼지 속에서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비포장도로 위를 걸었다. 해생어은이라고 했나? 뜨거운 길을 걷는 동안 우리는 삼동스쿨 인근 마을 주민들 전체와 친해지는 기회가 되었다. 아마 동네방네 소문내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을주민들을 만날 때 마다 ‘나마스떼’라며 연신 인사를 했다. 한국에서 6시간을 걸으라면 아마 난 걸을 엄두도 못냈을텐데 마을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걸으니 지치지 않았다.


네팔 공정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아침. 우리가 가진 것 누리는 것 이 모든 것이 둘이 아닌 하나로 이어진 관계 속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원불교 인재로 세상과 소통하고 협력하는데 더욱 정진해 가야겠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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