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나눠 들자, 해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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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나눠 들자, 해준 그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6.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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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당의 만능재주꾼 ... 개봉교당 이세진 교도



때로는 전문직원 저리가라 할 정도의 꼼꼼한 행사요원으로, 때론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 봉공아줌마로 봉공물품판매, 반찬봉사, 교당용품 관리까지 교당의 만능재주꾼인 이세진 교도. 그래서 붙여진 별명도 ‘교당의 안주인, 재주꾼, 우리 보물’ 등 여러 개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별명을 빈~ 수레라 부르는 그녀다.



# 호랑이도 때려잡는 이세진?


4년 여 만에 봉공회장에 다시 됐을 때만해도 ‘한번 해봤으니 쉽겠지. 솔직히 알건 다 알잖아’ 했던 것이 사실, ‘나만 잘하면 된다’란 마음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3년을 맞은 올해, 이 교도는 그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똑같은 자리에 오르니, 산에 오르면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처럼 놓쳤던 마음이 하나둘씩 보이더군요. 욕심도 보이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보이고요.”


‘한때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던 ‘호랑이도 때려잡는 이세진’이란 별명도, ‘배려 없는 오지랖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만드는 지난 모습이었다. 계기는 교도들이었다.


“집안의 큰 위기가 닥쳤고, 그로인해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였지요. 하지만 힘들수록 소중한 건 빛을 잃지 않고 더 빛나더군요.”


바자회 준비로 퇴근 후 허겁지겁 뛰어온 그를 위해 1시간이라도 쉬어라 어깨 두드려 주던 법 동지들. 부족한 회장이란 자책감에 어깨 무거워질 때면 자못 엄한 모습으로 ‘왜 혼자서만 힘들어하냐, 나눠들자’며 손잡아 준 것도 교도들이었다.


“나 혼자서만 안 된다는 그 기본을 깨달은 거지요. 피보다 더 진한 법연으로 맺어진 사이인걸요.”


이 교도가 자신을 부르는 ‘빈 수레’. 그 뒤에는 가벼움 마저도 나눠 들고자하는 교도들이 있다.



# 셋방살이 법당


원불교와 만나게 된 것은 신기한 인연 덕분이라는 이 교도. 저녁 늦게 갑자기 남편이 몸이 아파 당황하다 근처에 있는 약국을 들리게 된 것이 인연의 첫걸음이었다.


“약사님 덕분에 한 숨 돌리고 나니, 책자가 보이더라고요. 법문 말씀이 나와 있는데 딱 내 것인 거예요.”


‘원불교가 어떤 종교에요?’로 시작된 물음은 광명교당 교도회장이셨던 약사 분의 ‘한번 같이 가보겠냐?’는 권유로 이어졌고 그 주 온 가족 입교로 맺어졌다. 솔직히 종교라면 질색하던 남편이 흔쾌히 교당에 따라나선 것부터가 이 교도에게는 신기한 인연이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좀 실망했었어요. 셋방살이 법당에, 교도도 20명 안팎, 부처님 대신 검정 일원상까지 확 와 닿진 않았지요. 하지만 법문, 그건 이 모든 걸 뛰어 넘고도 남았어요.”


그 후로 친정보다 더 가까운 곳이 교당, 친정어머니만큼 포근했던 분이 교무님이었다. 부부싸움 후에도 교당을 찾았고, ‘남편부처님, 아내부처님으로 모셔라’라는 교무님의 말씀으로 부부가 화해했다. 그곳은 부부의 성장사였고, 고향이었다.


“교당은 안식처에요. 이곳에 오면 행복해요. 해도 해도 아쉽고, 주고 또 줘도 아깝지 않은 이유기도 하고요. 교당 일이 1순위인 이유이지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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