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도 없이, 남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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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도 없이, 남김도 없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03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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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당의 영원한 큰 언니 ... 개포교당 강정광 교도



“우리 지타원님요? 우리 교당의 영원한 큰언니! 나이 상관없는 인기인~.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질문 하나에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증언(?)들. 적게는 열 살 부터, 많게는 40년 차이나는 교도들에까지 교당의 큰언니, 왕언니라 불리는 강정광 교도. 이쯤되면 궁금해질 수밖에, “지타원님, 비결이 뭔가요?”



# 우리의 왕언니님


“언제나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했지요.”


시어머니 연원으로 입교해 중앙·단장·봉공회장·총 단장·일원회 등 교당의 주인 역할한지 40여년. 대가족 살림 속에서도 교당일이라면 바자회로, 교당건축으로 작건 크건 강 교도의 손 안 거친 일이 없건만, 지금은 다 강물에 흘려보낸 지 오래라는 그녀,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조차도 혹여나 상이 될까 조심 또 조심한지 한참이다. 60살이 되던 해에는 자로 그은 듯, 맡고 있는 중책 다 놓고, 평 교도로 돌아간 강 교도였을 정도다.


“천년만년 일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후진들이 일 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난 이랬는데, 넌?’이란 상부터 지워야 했지요.”


그러다보니 ‘잘한다’ ‘덕분이다’ ‘믿는다’란 긍정적인 단어가 어느새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힘찬 응원에 또, 교당의 어른으로 나서 일할 때면 바로 뒤돌아 일한 흔적까지 지우니 자연스레 강 교도의 ‘경험’에 한수 배우려는 후진들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점심공양 때면 물러나 있지 않고 두둑한 반찬인심으로 책임 다하니, 그깟 40년 나이 차이 아무 것도 아닌, 누구나 찾는 교당의 ‘큰언니’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상은 놓되, 절대 놓지 말아야 할 게 하나 있어요.‘책임감’이지요. 나이 들기는 쉽지만, 어른이 되기는 참 어렵더라고요. 그죠?”


세월 흐를수록 상은 비우고, 책임은 채우는 모습, 교당의 영원한 ‘왕언니, 큰언니’에 대한 답은 이 정도면 될 것 같다.



# 자장가처럼 외우는 영주


자장가처럼 영주 외우며 잠들고 ‘감사합니다’는 기도로 맞는 아침. 특별할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일상이 흘러 지금에까지 와 닿았다.


“세월 따라 물 흐르듯 흘러갔지만, 그 하루하루가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요새 자주 깨닫게 되요.”


작게는, 손자들을 위한 이른 아침식사 준비에도 ‘오늘도 건강하게 눈 떠, 자식을 위해 밥을 할 수 있구나’ 감사 할 수 있고, 경계 때에도 거울 비춰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은, 이런 평범한 일상이 있었기 때문. 누군가는 평범하다 할 수 있는 이 꾸준한 기도와 교당출석이 신심의 씨앗이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소중해지는 교당 출석.


“일주일 동안의 나 자신을 청소하는 시간이지요. 멀리 성지까지 가지 않아도 교당 출석이 성지순례요, 특별기도인거예요.”


오늘도 잠자리에서 자장가처럼 흐르는 ‘천지 영기 아심정 …’ 오늘도 그렇게, 강 교도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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