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마르지 않는 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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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마르지 않는 법음'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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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부가 함께 사경 ... 강남교당 임여심 교도



“매일 차 속에서 성가 일원상서원문과 반야심경을 듣는데, 너무 좋아요.”


원음합창단에 강남교당 원코러스까지, 일주일에 반 이상을 성가 속에 살면서도 이동 중 잠깐의 순간도 성가를 놓지 않는 임여심 교도. 제일 처음 반했던 ‘고요한 법당’과 꼭 부르고 싶던 ‘불자야 듣느냐’를 합창제에서 부르던 순간을 줄줄이 읊는 그의 얼굴이 여름꽃처럼 밝고 곱다.



# 어머니가 이어준 인연


“저를 교당에 뿌리내리기 위한 시어머니와 교무님의 작전이었던 거지요.”


시집와 처음 접한 원불교가 낯설까 걱정하던 시어머니의 권유로 원음합창단에 입단한 그. 입단 후 어머니의 걱정이 기우일 정도로 성가의 매력에 푹 빠졌지만, 사실 그 이전에 반했던 건 따로 있었다. 매일 기도와 좌선, 일상에서 교법을 행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같이 가자”며 먼저 어머니 옷자락을 잡고 따라나서게 만들었던 것.


“교당에 다니면서 어머니가 저를 부처로 보셨다는 걸 알았지요. 어머니의 그 모습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랬기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합창단에서도 씩씩. 신입교도로 또 합창단 막내로서, 배우는 대로 쑥쑥 흡수하며, 어르신과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지금, 합창단과 회사 일로 꽉꽉 찬 하루가 오히려 ‘활력’이라 말할 수 있는 것도 일과 신앙이 다르지 않고, 일 속에 신앙이 있는 걸 그때 선배들과 법우들을 보며 배웠기 때문이다.


“사무실 책상에도 교전을 놔두고, 유무념으로 화 안내기, 미소 짓기, 미리 준비하기를 정하고 생활에서 실천하려 노력해요. 행하지 않으면 안 하는 만 못하다는 걸 아니까요.”


그리고 어머니와 교무님의 합동 작전이었던 원음합창단에 입단한 지도 올해로 25년. 원불교에 단단한 뿌리는 물론 정기연주회 때면 ‘이번엔 뭘 할까?’ 두근두근하다니 어머니의 작전은 그야말로 대성공인 듯하다.


“아직 멀었어요. 이제 시작인 걸요. 어머니처럼 끝까지 노력하는 공부인이고 싶습니다.”



# 당신은 공부 라이벌?


“저희 부부는 일요일이 제일 바빠요.”


교화위원회에 원코러스 연습, 또 각자 분가모임까지 끝나고 나면 아침에 교당에서 헤어진(?) 부부는 저녁 늦게 서야 집에서 얼굴을 마주할 정도. 집에 돌아와서도 ‘입모양을 고치면 더 좋은 소리가 날 것 같다. 이런 교화방법은 어떠냐’등 교당 일에 관해 논의하기 바쁘다.


“몇 년 전에는 교당 홈페이지에서 사경 팀 모집광고를 보고선 같이하자고 하더라고요.”


부부가 함께 수험생처럼 모르는 게 있으면 노트에 적었다가 모임 때마다 질의문답하길 8년, 처음에는 숙제 같던 사경이 지금은 테이블 위에 노트와 교전이 펴 있지 않으면 불안 할 정도로, 하루를 여는 열쇠요 마감하는 빗장이 되었다. 특히 남편과는 알게 모르게 경쟁이 붙어 슬쩍슬쩍 남편 사경노트를 열어보고 분발심을 내기도 했다.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되는데요. 늘 소통할 수 있지요. 아마도 이렇게 쭉~ 서로를 격려하며 공부해 나가겠지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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