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약속이 만든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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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약속이 만든 20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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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농교당 교도부회장 ... 서영철 교도



“5월 24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이제 너도 원불교 교도라며 교도증을 주시는데, 그 번호가 이만구십일 호였어요.”


서울 유학 전, 까까머리 고등학생에게 어머니가 전한 입교증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서영철 교도. 신심 깊은 어머니가 주신, 그 작은 종이 하나가 어떤 의미인지 얼핏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우직한 발걸음


“품을 떠나는 아들이 어디서든 교도로서 바르게 생활하길 바라셨던 거지요. 그 후, 한참 뒤에서야 교당에 출석했지만 언제나 그 마음을 기준 삼았습니다.”


비록 어머니 천도재를 계기로 교당에 출석하게 되었지만,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듯 하루에 교리공부와 좌선 시간을 정하고 공부, 무결석 행진을 이어갔다. 교당생활을 하면 할수록, 신심 깊던 어머니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기 때문이다.


“어르신들 눈에는 그 모습이 기특해 보였나 봐요. 6개월 만에 중앙을, 3년 만에 단장을 시켜주시더라고요. 그야말로 고속승진이었지요.”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교도들 앞에서 10년 무결석을 약속하고 나서 14년째 무결석을, ‘교도가 교리를 모르면 안 된다’ 생각에 교전 100독을 다짐하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해 나갔다. 어느새 여름 겨울 휴가지는 만덕산이었고, 원광선원의 훈련이 되었다.


“처음에는 어머니에게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의무감이 컸어요. 그러다 점점 대종사님 법에 푹 빠진 거지요. 정직과 신용을 신념으로 살았지만 왜 그것을 지켜야 하는지 대답을 해 주셨어요.”


교리 덕분에 검찰청 수사행정공무원으로 올바르게 40여 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서 교도. 요새는 좀 더 공부에 정진해, 좌선과 기도, 백년까지 30회 사경을 약속하고 지켜나가고 있다.


“아직도 어머니 신심 따라가려면 멀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닮아가려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나의 행동하나에 마음변화


“공부를 하고나서 제일 큰 변화는 교화에 대한 자신감이에요. 알리고 싶고 함께 배워갔으면 했지요.”


원불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자신감과 최고의 종교라는 자부심이 생기자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종교를 권할 수 있었던 것.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왜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지, 마음작용에 대해 설명하면 백이면 백 호감을 나타냈다. 교화 자신감이 붙을 때마다 그의 교전선물은 점점 늘어났다.


“무엇보다 행동하는 공부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알지요. 그래서 더욱 어려운 게 교화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고 실천해 나가야겠지요.”


‘이제부터 열심히 출석하겠다’는 교당 어르신과의 약속 하나로 우직하게 20년을 한발 한발 걸어온 그, ‘꾸준히 열심히’란 말이 누구보다도 단단해 보이는 건 그런 이유에서 일것이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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