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평의 변화, 세상으로 통하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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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평의 변화, 세상으로 통하는 창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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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심공부방으로 오세요 … 강동교당 강미현 교도

하루에 13시간. 약국의 작은 창을 통해 보는 세상이 작고 답답하기도 할 텐데 강미현 교도는 언제나 밝고 호탕하다. “동네 소식은 제일 빠를걸요. 시간도 얼마나 금세 가는지 일주일이 빠듯할 정도에요.”하긴 사경에, 설법 녹취 정리, 초심공부방 준비, 선진일화 준비. 거기다 손님들이 전해주는 소식까지 더하고 나면, 강 교도의 이 작은 공간은 어느 곳보다 넓고 빠른 세상이 된다.




# 원디대원불교학과1회졸업


“처음에는, 일주일에 딱 하루있는 휴일날 교당을 가라고 하니 당연히 마음이 안 났지요. 학생회, 청년회를 꾸준히 다녔다해도 소용없더라고요.”


하지만 참 신기한 게 인연. 그 때까지 읽을 생각도 못했던 교전을 우연히 접하고부터 바로 인터넷 사경을 시작하고 기도문을 작성해 조석심고를 들였
다. 얼마나 사은님 생각으로 가득했던지, 신호등 하나 바뀐 것에도‘이렇게 바쁜데 사은님이 도와주셨구나’며 감사했다. 법문 말씀 하나하나가 나를 가리키는 듯했고, 세상에 커다란 창이 생긴 것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어요. 교전 한권으로 시작된 마음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바꿔져 버리면 어떡할까. 그래서 더 열심히였지요” 아마도 이런 조바심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교당에 출석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제1회 입학생이 되었다. 계절학기까지 수강하고나니, 안 그래도 부부법사님 딸로 유명했던 그녀, ‘함께 공부해 보자’며 단장님이 멍석을 깔아주셨다. 초심공부방이 꾸려졌고, 발심공부방의 창립멤버가 되었으며 9단 중앙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공부방이 아니어도 잘 하실분들인데, 초심교도인 저에게 힘을 실어 주실려고 함께 공부하시는 거에요. 그 마음을 아니 게으름 필 수가 없지요.”
그러다보니 일주일이 법회준비로 부족할 정도지만, 발심 아이디어는 언제나 반짝반짝. 오죽하면 걱정이란 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회보 글씨가 점점 작아지는 것일까.



# 자라이타의장


“삶이 달라졌으니까요. 그 전과 상황은 똑같지만 삶의 질이 달라진 걸 아니,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어요.”
내가 선택한 일이었지만 오전8시 40분부터 10시까지의 약국 근무는 언제나 벗어나고 싶은 족쇄와도 같았다. 밝고 친절한약국으로 유명했지만‘오고 싶으니까 오겠지’란 생각도 했다. 그러던 것이 변화한 것이다.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렇게 한마음 바꿨을 뿐인데 많은게 달라졌지요.” 손님들은 우리 약국을 찾아오신 특별한 분들이었다. 감사했고, 고마웠다. 세상의 전부였던 이 자그마한 공간은 그렇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 공부를 놓칠까봐 불안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기도를 하루라도 놓치면, 내일 다시 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요. 하지만 지금은 믿어요. 언제 어디서나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걸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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