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하이원빌리지에서 건물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박동열 교도는 입주 어르신들에게 ‘싱글벙글 아저씨’로 통한다. 까탈스러운 어르신도‘청소가 마음에 들면 노래 한 자락 해주셔야지요’란 그의 능청에는 자연스레 노래 한 자락이 나올 정도. “함께 즐거울 수 있는 기회인데, 그게 뭐 그리 힘들겠어요.”
# 하늘살림꾼
“종법사님 묵으실 방을 시자가 아니고서 언제 정리해보겠어요. 전국에 있는 교무님들을 다 만날 수 있고 더구나 원로님들이 모여 계신 곳이기도 하지요.”
공직에서 은퇴하고 하이원 관리를 맡게 된 것부터가 특별한 인연이라 생각했다. ‘60대의 편안한 노후’를 예상하던 사람들에게는 의외의 선택이었겠지만, 그에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어르신들 노래 한 자락으로 피로를 풀고 대종사님 이야기로 법연 되는 일터가 어디 있을까요. 청소를 다 미치고 일원상이 보이면, 일하는 분하고 잠깐 기도를 올려요. 그 분은 개신교 신자시지만, 여기는 그런 마음이 되는 곳이랍니다. 하하”
하긴 ‘하느님 말씀대로만 살면 문제없을 것이다’며 ‘각자의 기도를 올리자’는 그의 열린 마음에 누가 선을 그을까. 이웃종교인 직원에게 ‘천도재’를 이야기 하고, 그 직원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도 있었던 것도 ‘입교, 교화’이전에 직원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다 같이 행복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그가말했다.
“음…. 어느 날 교무님이 ‘나는 하는 일마다 잘 된다’고 설법을 하시는데 부럽기도 하고 비결이 궁금하대요. 며칠을 고민하다 답을 알아냈지요. 교무님은 하늘살림을 했고, 전 내 잇속을 위한 세속살림을 했던 거예요. 하늘살림을 해보자 했지요.”
현재 여느 그룹 회장님 부럽지 않은 큰 하늘살림을 운영 중 인 그, 교당 앞 은행나무를 쓸다가도 ‘감사합니다’ 기도하게됐고, 어르신들에게 70살의 귀요미가 되었으며, 타인을 향해 티끌만한 상도 남기지 않고 베풀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공부가 잘 될 때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걸요. 자만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사은님이 도와주신 걸 아니까 법에 더 충실해야지요.”
8월 2일, 10년간의 영생을 위한 기도를 마친 박 교도. 날짜가 다가올수록 기대되고 흥분되더니 그 순간이 되니, 10년이란 숫자도놓아버릴수있었단다. ‘우린 영생인데 10년이니 뭐?’라며 말이다.
# 내 뒤에 타소~
“쌀 50가마로 대종사님 법을 샀지요.”
군을 제대하고 집에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홀로 된 어머니와 아버지가 남긴 쌀 50가마의 빚. 도와줄 사람도, 의논할 이도 없었다.
“그때 국수공장을 다녔는데, 어느 날 사장님이 자전거 뒷 좌석을 가리키며 타라 해요.”
도착한 곳은 오수교당, 그렇게 대종사님 법을 만났고, 대호법이었던 사장님은 신앙인의 삶을 몸소 보여주었다. 답답할 때면 길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보며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고 몇 번이고 외쳤다. 팔자도 뜯어고칠 수 있다고 애기해 준 것도 대종사님이었다.
“쌀 50가마니에 비해 너무 받았지요. 보답하기 위해 허공같이 살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래야지요.”
김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