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란 씨앗이 물어온 일원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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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란 씨앗이 물어온 일원가족’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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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등에서 찾은 행복 / 김포교당 유종원 교도


그렇게 어렵다는 배우자 교화는 단 3주 만에, 자녀교화도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한번가 볼테야?”라는 말 한마디였단다. 유종원 교도도 ‘취사가 그 밥 하는 취사?’라던 딱, 입교 3주째인 새내기였다.



# 어아둥둥 내 딸
“저도 못 느꼈는데, 3주 동안 많이 변해 있더래요.”
절에 다니던 아내와 종교문제로 싸우던 유 교도가 3주 동안 일요일이면 교당으로 사라졌으니, 가족으로서는 궁금했을 테다. 더구나 성격이 급해 큰소리 먼저 내던 그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아내는 “당장 가봅시다”며 그를 따라나섰다.


“그때 설교가, ‘쌀 항아리는 아무리 씻어도 쌀 냄새가 나고 생선그릇에서는 생선 냄새가 난다. 마음도 마찬가지라서 마음 속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하시는데, 참 좋더라구요.”
옆집으로 이사 온 원불교가 궁금해서 찾은 것뿐이었는데, 그의 표현대로 ‘대박’이었다.
소박한 일원상과 꽃꽂이도 마음에 들었지만 설교가 너무나 좋았다. 아내도 마음에 들었는지, 부부가 교당을 향했고 저녁심고도 목요공부방도 참석했다. 부부의 대화가 늘 때 즈음, 집안에 일원상을 봉안했다. 집의 분위기가 바뀐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쯤 되자 딸도 아빠의 변화를 눈치챘다.
“2등이 싫었어요. 사업도, 운동도 무조건 1등이어야 했어요. 어느 정도였느냐면, 추석연휴에도 남들 문 여는 데가 있을까봐 조바심이 나서 집에 있을 수가 없었어요. 가족여행요? 그런 걸 어떻게 갔겠어요.”
그런데 이번 추석연휴, 그런 그가 가족여행을 가자한 것이다.“ 이게 웬일이야”는 가족의 반응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소유물이라 생각하던 딸도 동반자로 업그레이드 하고나니, 지적할 꺼리가 없었다. 세 가족은 다음 여행을 계획했다.
“그렇게 딸도 입교했지요. 자연스레 술, 담배, 골프도 정리됐고요.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잖아요.”


# 처음 간 가족여행
이런 그이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사는 교화. 사회 지인과도 원불교를 소재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어려운 게 교화였다.


“얼마 전에, 큰 경계를 당한 동료를 만났어요. 이야기를 들어도 분노를 해결할 수가 없더라고요. 교무님에게 인계해 줬지요. 몰랐는데 그 후로도 몇 번 상담을 했더라고요.”
‘일이 잘 해결되면 교당에 나오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던 그가 이번 주에 교당에 출석해 교도들에게 인사했다. 너무나 좋았지만 건방진 마음이 들어설까봐 조심 또 조심했다. 그의 마음이 평안해진 것만으로 마음이 풍성해졌다.
“교화는 이런 거구나, 욕심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라 행동과 마음으로 진심이 전해져야 했던 거예요. 그 친구에게도 전해졌겠지요. 목표요? 글쎄요.”


예전 같으면 벌써 목표를 세우고 뒤 돌아보지 않고 전진했겠지만, 지금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는 게 꿈. 사실 ‘꿈’이란 단어에 또 욕심이 들어 갈까봐 조심스럽다.
“지금 행복하고 편안해요. 그거면 됐지 싶어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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