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힘이 만든 공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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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힘이 만든 공부길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0.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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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년 무결석 … 수원교당 유동길 교도



요즘, 상시일기를 쓸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했다. 연속해서 지켜지지 않는 조목에, 짜증을 넘어 쳐다보기 싫을 때도 있다고 했다. ‘피할까? 이럴 바에 쓰지 마’ 그럼에도 매일매일 그는 상시일기 앞에 앉았다.


성적은 여전히 엑스에서 세모를 왔다갔다.


“스트레스고 경계지요. 하지만 더 변화고 싶어요. 신심이 더 깊어져 더 속 깊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러니 정면으로 나를 대면해야지요.”



# 깊어가는 공부


아들(유도은 교무)을 간사로 보내면서 그는 오늘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했다. “괜찮겠냐”는 물음에 “네가 어려운 길 가는데 그걸 못 하겠냐”고 답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면 아들을 생각했고 그날부터 담배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


유동길 교도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내를 따라 처음 교당에 왔을 때부터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역동적인 제가 말이지요.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수원교당의 일꾼’ 청운회원을 독려해 2박3일 훈련을 가고 교당 수리와 행사 등 일꾼을 자처했다. 건물을 철거하고 교당 바자회 천막설치까지 교당 일에 그가 없으면 안 됐다. 교리에도 젖어들어, 마음에 검문소를 설치해 경계가 올 때마다 ‘넌누구냐? 무엇을, 어디로 가느냐’며 묻고 답했다. 그는 변화에 들떴다.


“더 좋은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는 게 느껴졌으니까요.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이렇게 했는데 봐주지 않을까’란 상이 남았고, 기대에 못 미치면 ‘왜 이렇게 했어’라 묻기도 했지요.”


1년 무결석이 쌓여 5년이 되고 다시 10년. 솔선수범은 여전하지만 더 이상의 상은 없다.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라며 독려하는 방법도 알았다. 상대방의 찡그린 얼굴을 보고 내가 찡


그리고 있는 건 아닌지 살폈다. 하지만 그에게 그는 ‘여전히 부족한’이다.


“벌써 입교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져요. 좌선도 겨우, 교리공부도 실천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것 같고요.”


그의 목표는 ‘이 마음, 이 공부, 이 사업’을 꼭 잡아 다음 생에도 원불교 공부하는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그러기에 지금의 끈이 아직 얇고 가늘기만 하다는 유 교도. 공부 발걸음이 바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 끝없는 스승


그를 원불교로 인도한 아내(강혜숙 교도)의 호칭은 ‘우리 정타원님’,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호칭도 ‘부처님’이니 교도들이 부러워하는 일원부부답다.


특히 유 교도에게 아내는 자신보다 스케일이 큰, 봉사와 희사에는 아까운 것 없는 법우다.


“몇 년 전에 다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어요. 돈 많이 벌어서 당신이 희사 많이 하면서 살면 좋잖냐고 했더니 돈 많이 버는 것보다 지금처럼 요양원에서 근무하며 교단 일을 하는 게 더 행복하고 기쁘다고 하더군요. 아내답다 했어요.”


욕심 담긴 돈보다 봉공정신을 담아 조금씩 희사하는게 낫다는 아내, 집에서건 밖에서건 그의 스승일 될 수밖에 없다.


“원불교 공부를 하고 실천하게 된 데에는 아내의 역할이 가장 컸지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나만 좋은 공부가 아니라 남도 좋은 공부, 결국 실천이겠지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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