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문으로 일군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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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문으로 일군 삶의 지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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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뿌리 / 이문교당 박원웅 교도



“예쁘다 예쁘다 생각하면 곱게 봐져. 한번 돌리는 거지. 할 수 있다니까.” 전화로 한참을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던 박원웅 교도는 이렇게 짧게 이야기했다. 상대방 말이 5분이라면 박 교도는 한 1분? 통화 저편에서 보고 있기라도 한 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마음 한 번 돌릴 여유가 생기잖아요. 내가 할수 있는 제일 쉬운 일이지요.”



# 기본의 힘


“직원들에게 영원한 친구도 없고, 적도 없다고 얘기해요.”


얼핏,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늘 똑같은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해야만 내 사람이 된다는, 그만의 30년 영업노하우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술, 담배는 물론 육식도 멀리하며, 계문을 다 지켜가면서 어떻게 영업을 하냐고. 답은 한결 같았다.


“‘계문대로 살아가면 영업도 된다’ 젊은 사람들은 갸우뚱 하지요. 술 대신 물 먹으면서 영업이 되냐고요. 근데 제 인연이 더 오래가거든요.”


거래처는, 말과 행동이 같은 그를 신뢰했고, 신뢰는 사업을 넘어 인간적인 믿음으로 이어졌다. 거래처든, 경쟁업체든, 서로 상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기본이었다. 신뢰로 만들어진 뿌리는 어떤 바람에도 튼튼했다.


“에이~ 처음에는 저도 안 그랬지요. 깐깐하고 날카롭고, 지적질도 잘하고요. 내 규칙을 다 지켜가면서 다른 사람 꼴도 못봐주었으니, 사람들이 가까이 오려하지 않았지요.”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가지 않는 과거의 그. ‘사람 꼴을 보자’를 유무념으로 정하고 ‘이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과연 이 말이 상대방을위한 말인지’를 한번 쉬고, 두 번 고민했다. 변화는 의외로 상대방의 행동에서부터 나타났다.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가르치려 하지 않고 내가 본보기를 보이면 되는 거였어요.”


그러다보니 박 교도의 종교를 궁금해 하는 직원들이 늘어난 건 덤.‘ 이곳에서 내가 곧 원불교를 대표하는구나’란 생각이 그를 더욱 바르게 이끌었다.


한참을 돈 것 같지만 언제나 기본은 교리였다.


“직장에서 저요? 그거 하나는 확실하네요. 교리가 정년을 훌쩍 넘은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한 힘이란 걸요.”



# 당신은 나의 오른손


한날한시에 입교해 30년 동안 좋은 도반이자 법우인 아내. 아내(이덕원 교도)는 봉공회장으로 박 교도는 교당임원으로 교당살림을 꾸렸고 봉사활동에서도 짝꿍을 이뤘다. 아내가 반찬을 만들면 박 교도가 반찬배달을 하고, 봉사활동 중인 아내를 대신해 집안 설거지와 청소를 도맡았다. 박 교도가 20년 동안 고등학교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었던 건 그런 아내덕분이었다.


“제 기도에는 언제나 ‘이덕원님 오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가 포함돼요. 아내만큼 감사하고 고마운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유무념으로 정하고 쑥스럽기만 하던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실행. ‘덕분이란’말이 입에 붙었다.


“욕심 부릴 것 없이 지금처럼만 살아가고 싶어요. 일원가족으로, 또 신앙인으로서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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