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좋아서 하는 건데, 아프다는 이야기 못 해”
상태바
“내 마음 좋아서 하는 건데, 아프다는 이야기 못 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1.19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제13회 자원봉사축제 대상 김안신 교도



“내 마음이 좋아서 봉사한 건데, 무슨 상까지요. 쑥스럽기만 하네요.”


올 한해 가장 낮고 어려운 곳을 찾아 소리 없이 봉사활동을 펼쳐온 자원봉사들을 시상하는 자원봉사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안신 교도(이문교당). 소문이라도 날까 봐,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다는 그는, 봉사초기에 ‘나를 위한 일인데’싶어 봉사기록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20년 봉사생활은 그렇게 조심스럽고 소리 없었다.


“지금 지속적으로 하는 건 서울역 밥차봉사와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반찬준비예요. 거기가면 대단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서 제가 더 받아도 되나 싶어요.”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반찬봉사를 한 지 벌써 20여년. 얼마나 그 시간이 정확한지, 일주일에 꼭꼭 세 번 9시까지 정시출근하다 보니 이웃사람들은 김 교도가 직장인인지 알 정도다. 몸이 안 좋을 때도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며 말리는 남편을 뿌리치고 나가기도 했다.


“저와의 약속이고. 다른 봉사자들과의 약속이지요. 봉사도 책임감이 있어야 해요. 아니, 돈을 받지 않은 일이니 나와의 약속이 더더욱 필요하지요.”


지금도, 무료인 지하철을 놔두고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복지관을 찾는 건, 9시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런 모습에 “대단하다. 너니까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김 교도는 손을 휘휘 저을 뿐이다. 자기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난다면 대단할 것도, 특별할 일도 아니란 것이다.


“남편이 저를 인정한 게 하나 있는데, 한번도 봉사를 다녀와서 ‘피곤하다. 아프다’란 말을 안 했다는 거예요. 물론 피곤할 때도 있고, 힘들어서 팔이 안 올라갈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그만큼 마음이 든든한 거 잖아요.”


그런 모습에 남편도 김 교도를 인정. “몸 편한 것보다 마음이 편한 게 더 좋다”는 아내의 말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혹 어떤 분들은 어려운 사람들은 만나면 에너지를 뺏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가 더 많은 에너지를 받고 감사를 배워요. ‘나중에’란 말도 하시는데, 나중은 없는 것같아요. 지금이 가장 봉사하기 좋은 때이지요.”


‘여름에도 불 앞에서 요리하는 서울역봉사자들,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장애인과 노숙자들, 가족과 마찬가지가 된 20년지기 봉사자들’에 대해 감사인사하는 그. “작은 소망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 오래오래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김아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