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오기전에 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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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오기전에 막으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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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대정진 실천경진대회 대상 / 여의도교당 배명중 교도

사람은 살면서 참 많은 준비를 하고 산다. 어떤 이는 준비만 하다 정작 해야 할 일은 못하고 끝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배명중 교도는 명쾌했다. “준비가 안 돼서 인터뷰가 달갑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준비가 안 됐다고 언제까지 기다릴 건가요. 준비된 만큼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 다시 교당으로


이런 말을 하게 된 데는 그에게 큰 충격을 준 두 사람의 죽음이 있었다. 젊은 시절 친형제보다 더할 정도로 열정을 같이했던 친구, 그 친구가 도대체 왜 죽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연이은 어머니의 죽음.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무력감과 생사에 대한 깊은 의문.


‘이제 내 차례구나’하는 자각은 ‘만일 나에게 삶이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찌할 것인가’하는 물음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자신을 돌아봤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그때부터 최소한 자신의 천도는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는 배 교도. 긴 번민을 끝내고 다시 교당으로 돌아와서 ‘내 마음’을 챙기기 시작했다.



# 경계를 예방하는 법


스스로 원해서 하는 공부인만큼 불이 붙은 건 당연. 조석심고와 정진기도, 교전공부는 절로 따라왔다. “교전은 성인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말씀이예요. 전 고3 학생이 공부하듯이 공부해요. 밑줄도 긋고 별도 세 개, 다섯 개 그려놓아요.”


교전이 새까맣도록 공부하고 바쁠 땐 별 다섯 개가 붙은 구절을 골라 읽으며 교전을 이해하려 애썼고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했다.


그는 경계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경계를 이겨낼 만한 준비가 안 되었으면 차라리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마음이 흔들린 후에야 경계인 줄 알아요. 하지만 이미 화를 내거나 잘못된 결정을 한 후에 되돌아오면 소용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는 경계를 예방하는 방편으로 일원상서원문을 하루 세 번 표준잡고 사경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음을 다섯 번 챙긴다며 그가 내민 것은 손바닥 크기의 까만 수첩. 수첩 안에는 그가 한자로 사경한 일원상서원문이 빼곡했다. 일원상서원문 사경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 두 여자, 어머니와 아내


그러다보니 전엔 상대를 이해시키려하고 내 주장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남자 나이 오십이 넘으니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내 자신의 가치관에 내가 이기냐 지냐가 중요하고 내 자신의 안정과 평화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단다. 그의 얼굴이 그가 하는 말만큼이나 둥글둥글해 보였다.


그리고 교당을 쉴 동안 그를 위해 기도해 준 아내. “새벽에 아내의 목탁소리에 잠이 깨곤 했죠. 정말 반성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이 저를 발심하게 했다면 아내의 기도는 저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의 공부에는 두 여자의 헌신이 떨어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붙어 있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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