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방법 ‘자원봉사’자원봉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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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방법 ‘자원봉사’자원봉사란?
  • 전재만
  • 승인 2002.03.22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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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애"볼런티어21 실장


자원봉사(自願奉仕)는 스스로 자(自), 원할 원(願), 받들 봉(奉), 섬길 사(仕)를 뜻합니다. 서양에서 쓰는 Voluntary Services (자발적인 활동) ‘볼런티어’ 어원은 자발적인 의지(will)와 욕망(desire)을 뜻하는 라틴어 ‘voluntas’에서 비롯된 것이며, 볼런티어는 원래 헬라어로 “이웃사랑을 위해 신으로부터 부름받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스스로 원해서 내가 가진 것(시간, 재능, 에너지)을 보수를 바라지 않고 제공하여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 즉, 이웃과 나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는 단순히 봉사와 희생을 통해 약자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행위가 아니라 시민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시민권을 행사하는 일입니다. 즉, 개인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공동체회복을 향한 약자의 복지실현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러한 권리와 의무를 다양한 영역에서 개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자발적으로 실현하는 행위가 ‘자원봉사’입니다.

자원봉사, 꼭 해야 하나요?
자원봉사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외국의 경우, 자원봉사 목적을 정부나 기존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민간이 자발적 노력으로 참여함으로써 심각한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생활의 질을 높이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두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에도 정부나 기존 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일들이 늘어만 갑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느끼는 문제들 - 환경호르몬, 다이옥신, 불안한 먹을 거리, 쓰레기, 경쟁으로 치닫는 아이들 교육, 청소년 여가활동 및 유해환경, 실직자, 결식아동, 어르신 문제들, 문제는 오래되었지만 해결은 잘 안 되고, 오히려 새로운 문제들이 추가됩니다. 지역의 아이들,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고,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알고, 이들을 같이 잘 키워내지 않으면 내 아이가 아무 탈없이 잘 자라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환경이 점점 파괴되고 있는데 당장 우리 가족만 샘물 먹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부정부패에 속상해하지만 누군가 정부에 대해, 자치단체에 대해 감시를 하지 않으면 좀처럼 개선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들이 시민의 한 사람인 나의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생활에서 작은 실천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원봉사’고, 내가 필요해서 스스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자원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이 ‘선행’에서 ‘사회적 시민권’이라 할 수 있는 일종의 시민적 권리 성격까지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진국 자원봉사 참여율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56%)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세계 20개국의 평균자원봉사 참여율은 28%입니다. 우리나라는 88올림픽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1999년에는 20세 이상 성인 중 ‘현재 활동중’인 자원봉사자가 14%로 나타났지만 아직 세계 평균의 절반 밖에 안되는 현실입니다.
새 천년을 맞으면서 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은 환경보존과 아울러 자원봉사라는 새로운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얼마나 많은 자원을 갖고 있느냐 보다 사회 성원들이 서로 나누고 도울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얼마나 많은 지가 그 나라가 얼마나 선진국인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와 함께 성장하는 나
봉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책임성 있는 행동 중에 가장 고차원적인 행동입니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우리들은 자아실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는 다섯 단계가 있는데, 사람들이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는 자발적으로 이타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주위사람에게 만족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는 자기 성장을 가져옴으로써 욕구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켜 줍니다.
갖가지 집안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한 여성은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고 4개월만에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에 가득했던 기미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지역사회의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한 여성은 자신이 자식에게 내세울 수 있는 학벌도 재산도 없지만 자신의 사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긍지를 갖고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우리는 조직활동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알게 되며, 아울러 자신의 전문영역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성장시키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자원봉사의 맛을 느끼면 쉽게 빠져 나올 수 없는 것 또한 자원봉사의 묘미입니다. 어떤 상담자원봉사자께서는 17년간을 한결같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며, 상담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자기 발전도 계속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하실 수 있었냐고 여쭈어봤더니 쉽게 “사람들이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듯 내가 좋아서 하는 거지 뭐”라고 하십니다. 이 분 외에도 20년 30년 이상씩 자원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모두 한결같이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활동을 계속하실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노인들이 은퇴 후에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조금씩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다양한 자원봉사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일고 있습니다. 평생자원봉사를 통하여 참다운 자아실현의 길을 가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중에 얼마간 지나면 그 일에 익숙해지면서 타성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바로 일상성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럴 때를 대비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꿈을 늘 새롭게 하는 일이 필요하겠지요. 끊임없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의 일과 자신의 이웃 사람, 지역사회 및 사회에서 필요한 일들을 둘러보고, 전문성을 키우려고 노력한다면 새록새록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이 보일 것입니다.
“나무를 심는 사람” 비디오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에이자 부퓌에라는 한 노인이 말없이 수 십 년에 걸쳐서 나무를 심음으로써 폐허의 마을이 만 여명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마을로 변한 것을 보고, 작가는 “희망을 가진 사람들만이 행할 수 있는 노고의 흔적이 여기 저기에서 보였다”는 말을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고 나 자신과 이웃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 바로 자원봉사이고, 변화를 만드는, 창조를 하는 신나는 작업이기 때문에 평생을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자원봉사가 아닐까요?

<정리: 전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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