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새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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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새삶을
  • 승인 2002.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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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먼저 오늘날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두 번째 청소년들이 ‘참된 나를 어떻게 지켜나가고 계발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마지막으로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전개시켜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활발한 의견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되는 환경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권도갑 저희 어릴 때는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이 그 자체로 저희들
에게는 놀이터가 된 셈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자연과 함께 하지 못합니
다. 저는 그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 지금 청소년들의 가장 괴롭히는 것은 바로
입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교, 학원 저녁 늦게까지 청소년들이 입시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김정대 입시가 더 치열해 가는 이유는 바로 경쟁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
한 사회가 갖고 있는 경쟁적인 생각은 상업적인 데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즉, 잘 살고 출세하려는 데서부터 나온 생각이죠. 이러한 생각의 기준은 청소년 중심
의 사고가 아닙니다.
권도갑 저도 그 말씀 속에 기성세대나 어른들의 지나친 기대와 욕구가 청소년들을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시는 옛날에도 있었으나 지금 더 한
것은 어른들이 경쟁적인 쪽으로 아이들을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최희공 청소년의 가장 큰 문제가 물질만능주의 시대와 과학문명에 무방비로 놓여져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나온 문제가 3가지죠. 대학입시 때문에 생기는 중압감, 사이버
세계의 몰입, 자기 방심에 맡겨진 성문제. 제일 큰 문제는 그렇게 됨으로써 청소년들
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여유와 사고를 박탈당한 거죠. 그리고 돈을
소유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목표로 삼는데 이것은 소유를 삶의 목적으로 삼는 어
른들의 잘못된 가치관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김영내 이 주제를 다루기 전에 어른이 청소년을 과도기적인 존재가 아니고 청소년을
태어나서 충만하게 살아야 될 존재로 전제해 놓고 얘기하면 대화가 달라질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일방적으로 인생의 가치를 가르치려 합
니다. 하지만 요즘은 컴퓨터만 열면 시공간을 초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어
떻게 보면 어른보다도 더 큰 권력을 쥐었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청소년들에
게 어떻게 권력을 사용하고 행사하느냐 하는 것을 함께 해 주어야하는 것이 어른들
이란 생각이 들어요. 또한 이 시대는 과거와 같은 통제나 제한으로 청소년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어요. 또한 인터넷은 해로운 것보다 긍정적인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10대들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는 것보다는 어른들의 세계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
각합니다. 10대를 하나의 자원으로 본다면 청소년을 어른과 똑같은 인격체로, 제 나
이를 초월해서 살 수 있도록 동반해주고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 오늘날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이 청소년 성장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사회 이런 주제를 부
정적으로 봤는데, 수녀님께서는 긍정적으로 보시네요.
이용부 수녀님 말씀에 동감을 합니다.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에 대해 어른들
이 너무 무시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른들이 청소년을 동등한 인격체
로 대해준다면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배울 점이 많을 것입니다.
어떤 신문의 설문에서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에는 존경할만할 어른이 없다’는 얘기
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봐도 청소년들을 아이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잘 모셔야 될
대상으로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저희 단체에서 ‘청소년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표어를 내걸고 ‘청소년 선언’을
했는데, 그 내용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무한한 잠
재 능력이 있습니다.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자기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합시다…’ 그런 정도로 청소년들이 아주 성숙된 상태입니다.
그걸 긍정적으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또 한번은 화이트 데이에 ‘사탕 대신 책을 선
물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회 자연스럽게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는 과정인 것 같은데요. 이용부 사무처장께
서 유해환경을 부정적으로 보는 어른들의 시각이 유해환경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
서 청소년들한테 믿고 맡기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최희공 유해환경이란 인터넷이나 입시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
소년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자체가 적응능력이 아직 미숙해 있다는 것이 문
제이기 때문에 인터넷, 을 멀리하게 하려고 하지말고 스스로 청소년들의 적응능력을
키워줘서 스스로 그런 환경을 극복하게 해야됩니다.
권도갑 아이들이 적응능력이 있다고 보고 접근을 해야하지 않은가하는 입장입니다.
김영내 청소년이 어른들보다 수용능력이 뛰어납니다. 10대들이 만드는 ‘건강한 청
소년 축제’를 하고 싶다고 해서 2주 동안 한 적이 있는데, 정부에서 주관한 것보다
아이들이 한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어른은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에 못따라가는
면이 많습니다. 여기도 아이들이 왔으면 더 신선했을 것입니다.
사회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최희공 박사님이나
저는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이 적응을 잘 못한다고 진단하는 것 같고 다른 분들은 적
응능력이 뛰어나고 신뢰할만하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김정대 이것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청소년에게 주어진 사회 여건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먼저,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생각들이 청소년들 사회에 어려움을 갖
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하나의 인격주체고 당당히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용부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훌륭한 선생님은 지식을 많이 가르
쳐 주는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자기들 존재를 긍정적으로 동등하게 보는 선생님들께
존경심이 간다고 하더군요.
김정대 여전히 사회는 청소년을 자원으로 보는 거예요. 교육을 인적 자원의 계발로
보는 것이고, 여전히 청소년들은 미래 사회를 번영시킬 주인공으로, 도구로 바라보는
거거든요, 그러니 입시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거죠. 청소년에 관한 얘기지만 심
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육체적으로 과도기에 있고 사회적으로는 주인공이 아닙니
다.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게 청소년이 아니라 사회인이 주도하고 있으므로 자기가 아
무리 자기 자신을 책임지려 해도 사회가 안받아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청소년들을
동등하고 객관적으로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청소년을 볼 수 없죠. 그게 청소년들에게
나쁜 환경이라고 할까, 긍정적이지 못한 환경이죠.
최희공 방금 전 청소년을 인격체로 봐주면 무한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습니
다. 하지만 과거 같은 사고방식으로 대하면 발현이 안되거든요. 그러니까 청소년은
인격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대하는 것에 따라 무한히 발현이 될 수도 있고 잘못되면
잘 안 될 수도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좋게만 보면
정말로 위험에 처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대 공동체를 회복해나가야 되고 여전히 청소년이 몸담고 있는 사회가 공동체로
같이 가줘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공동체의 중심은 결국은 문화이고, 창조적이고
상생적인 문화의 입장으로 청소년을 봐줘야 되고 청소년이 문화적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사회 자연스럽게 세 번째 주제로 넘어갔는데,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 번째 주제)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전개하면 좋
을까. 실제적인 방법론에 관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수련원에 프로그램이 많은데, 차분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밖으로만 노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애들에게 자각시키는 방법
도 너무 어른 식으로만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최희공 특히 가정에서 창의성을 계발해야 하고 창의성은 자기의 내적인 잠재력에서
계발됩니다. 대학에서도 자기를 성찰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정대 그것이 어른의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까 ‘같이 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한 쪽만 보면 어른 할 몫이 없어집니다. 연극이야기, 닭갈비 뜯던 아날로그 세대 문
화의 질과 감성도 다양성 중에 하나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내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하시듯이 아이들에게 수업시간에 무얼 시키면 거부반응
을 보입니다. 내 삶이 타인에 의해 통제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괴로워합니다. 삶
의 주인이 나임을 어른들이 동반되어 깨우쳐줄 때, 어른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 청소년들은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청소년들의 내밀한 요청이 있
을 때 그것을 존중해주면 저절로 됩니다.
또한 참과 거짓을 판별할 능력을 키워줘야 하고, 참이란 걸 알았으면 명상 등을 통해
자기를 키워가고, 이를 통해 마음의 힘이 커지고 몸으로 재현하면 모든 것이 통합적
으로 되는 것을 느끼게됩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권위와 억압보다 기다림이 필요합니
다.
권도갑 한번은 한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수업에서 자는 아이들이 반 이상이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럴 때면 선생님이 울화통이 터지곤 했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죠, 그
렇게 울화통이 터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제야 선생님 자신을 되돌아 보게되더랍
니다. 그리고 그제야 학생들에게 마음이 열리더랍니다. 그 후, 어느 날 수업에 무엇을
하고 싶냐고 질문하니 (실업계고등학교 2학년) 수학시간에 구구단을 가르쳐 달라고
힘겹게 얘기하더랍니다. 그래서 구구단을 하는데 비로소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
로 임하고 진행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열리니까 그렇게 아이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게 되고 아이들은 답을 하게 된 것이지요.
최희공 이걸 우리 교육용어로 관찰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을 관찰해야 합니다. 학생들
의 현재 상태를 아는 것이 교육의 첫 번째입니다. 이 경우는 학생들을 잘 관찰한 것
이지요.
권도갑 자기 성찰을 제대로 잘 했기 때문에 이러한 관찰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
이라 생각합니다.
사회 이제 청소년 문제가 청소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로 확장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용부 청소년 문제는 많이 들어줘야 합니다. 듣다가 보면 정말 청소년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청소년을 믿고 어른들이 짠 프로그램에 맞
추려하지 말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입니다.
수학여행 가는 것을 봅시다. 지금 그 많은 학생을 단체로 데리고 어디에 갑니까 ?
이제는 소그룹을 짜서 일정 기간 아이들끼리 배낭여행을 다녀오게 한 후에, 갔다와서
보고서나 감상문을 쓰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듯합니다.
사회 제가 전국에 민간시설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늘푸른
전당” 관장님 말씀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동아리 방 등 여러 목적 시설을 만
들어 놓았는데 정작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꾸며놓은 장소가 아니라 아무
것도 꾸며 진 것이 없는 공간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이것만을 봐서도 알 수 있듯
이 청소년들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합니다.
최희공 예, 그 방향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하는 것 말입니다. 사실 미국에는 그렇게 이미 다 되어 있고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기에 못 따라 가는 거지요.
김정대 예, 맞습니다.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좋아서 참여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하는 것
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과정에서 배워가고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청소년들의 인성
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어른들은 자발
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도움을 준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청소
년은 각각 너무도 다릅니다. 마치 부처님께서 사람의 품성에 따라서 설법을 달리 하
셨던 것처럼 사람에 따라서 프로그램이 다 달리 짜여져야 할 것입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최희공 박사님께서 마무리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희공 청소년과 어른이 하나 되어 한 마음으로 사랑 속에서 청소년의 무한한 가능
성이 스스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발현에서 중요한 2가지가 있는데, 하
나는 창조력, 다른 하나는 인간의 근본을 생각하는 마음, 영성, 인성을 발견 할 수 있
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이런 교육이 수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교육, 대중교육으로 보편화될 때 진정한 한국 청소년들의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생각
합니다.
<정리 박동욱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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