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간 효율적인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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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간 효율적인 대화법
  • 전재만
  • 승인 2002.04.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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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금상 교수"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고부관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며느리 대 시어머니!’ 한국의 고질적이고 전통적이던 가족 갈등을 21세기의 젊은 세대들이 앞서 뛰어 넘고 있습니다. ‘일하는 며느리’들이 늘어나면서 ‘슈퍼맘(Super Mom)’시대는 가고, 시어머니가 먼저 ‘커리어 우먼(Career woman)’형 며느리를 원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게 됐습니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며 사생활을 중시하는 시부모는 며느리의 ‘의례적인 시댁방문’을 사양하고 있습니다. 고부간 대면 장소도 ‘시댁 부엌’을 벗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고부간의 갈등이 깨끗하게 해소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우선인 며느리와 ‘자식’을 앞세우는 시어머니는 피치 못할 충돌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전자우편(e-mail)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에 못다 나눈 얘기를 주고 받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신세대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들에게 ‘우리집 귀신이 되라’고 대하기 시작하면 갈등은 불보듯 뻔하게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자기만의 생활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신세대 시어머니가 현실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신세대를 며느리로 두면서 고부관계의 갈등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변화를 인지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시대에 맞게 현명하고 지혜롭게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고부갈등의 표출방식
우리 나라 전통사회에서는사회 윤리인 장유유서(長幼有序)를 강조한 한편, 며느리에게 자신의 억압된 심정을 해소하고 누적된 감정을 발산할 기회를 주었다. 일하면서 잡담이나 민요로 시어머니를 욕하거나 무당을 찾아가서 울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그러한 심리적 탈출의장치가 되어 준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과거의 이와 같은 심리적 탈출구가 없어지고 사회적 도덕률도 약화되어 고부간의 갈등이 더욱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고부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지원체계가 없는 현대사회에서 고부간에 갈등이 야기되었을 때 개인적 차원에서 다양한 갈등 표출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갈등 표출방식으로는 직접 간접으로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마주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거나 혼자 속으로 생각하며 참는 것 등이 있는데 고부 모두 혼자서 참는 경우가 가장 많아 대화의 단절로 인해 고부사이가 더욱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갈등을 호소하는 대상은 모두 아들, 남편을 지적하고 있어 그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 수 있으며 중간에서 효과적으로 조정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를 잘하기 위한 조건 가족간에 대화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그 이유는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대화 장애의 외적 요인
① 바쁜 일과와 생활의 분리 때문이다.
② 텔레비젼이나 컴퓨터 통신 등의 매체 때문이다.
③ 자녀 양육, 가족원이 질병에 걸리거나, 다른 친척들의 체류 등으로 방해를 받는다.
2) 대화 장애의 내적 요인
① 가치관의 차이
② 부정적인 감정
③ 부정적인 자아상(自我像); 자신에 대한 열등감, 피해의식, 무가치감, 무능감이 작용하면 모든 사람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하고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④ 대화 기술이 없기 때문.
이런 대화의 장벽을 만드는 외적, 내적 요인을 없애면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입니다. 즉
① 바쁜 일과 생활의 분리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② 집에서 텔레비젼 시청이나 인터넷 사용, 핸드폰 사용 등을 자제해야 한다.
③ 대화 시간을 외부로부터 방해 받지 않도록 조절한다.

대화를 위한 기본적인 내적 조건
① 가치관의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
② 부정적인 감정과 자아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③ 대화 기술을 배워서 활용하여 좋은 대화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대화 유형(Satir)
회유형 자기가치나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숨기고 상대방이 성내지 않도록 노력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려고 애쓴다.
비난형 힘이 있고 공격적이다. 남의 탓으로 돌리고 남의 잘못을 찾고 심판적이며 명령적이고 지시적이다. 회유형과 정반대 유형.
초이성형 극히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이성적이며 조용하고 냉정하고 차분한 자세를 보이며 어떤 감정도 내비치지 않는다.
산만형 생각이 자주 바뀌고 동시에 여러 가지 행동을 한다. 초이성형과 정반대 유형.
일치형 기능적이고 바람직한 의사소통유형, 말이 실제적이고 신체자세와 목소리, 음조, 표정이 자연스럽고 모순이 없다.

고부간의 효율적인 대화법
과거의 대화 습관은 전통적으로 대화를 통해, 특히 언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자에게는 수다스럽지 않고 말없이 순종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습니다.
또 우리의 전통적 문화 양식에 의하면 윗사람에게 자기의 주장을 하고 윗사람과 상충되는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오로지 순종만으로 꾹꾹 참아갈 때 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드디어 중병으로 악화되어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부간의 대화는 관계의 이해와 증진을 위한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잘못된 대화습관이 상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는 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사소통의 부정적인 결과를 줄이고 대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대화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말하기 기술
① 자신에 대해 말하기
나-메시지(I-message): 상대방이 나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
나-메시지 사용에서 주의할 점. ‘내가 보기에는 어머님이 잘못하신 것 같아요’와 같은 나-메시지로 위장한 너-메시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강조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노부모에 대한 분노는 분노로써 표현하지 말고 분노를 느낀 자신의 일차적 감정으로 표현해야 한다.
② 감각정보(Sensory Data) 묘사하기: 외부세계로부터 얻어진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맡아 지각하게 된 것을 그대로 말로 한다는 뜻. 만일 구체적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하게 되면 말하는 근거를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해진다.
③ 생각 표현하기: 내가 경험한 구체적 사실에 대해 해석하고 평가하고 믿음과 중요성을 부여하고 어떤 일을 예상하거나 기대하는 말을 하는 것.
④ 감정 나누기: “내가 느끼기에는……”이라는 말을 쓸 수 있고 이 말을 쓰지 않아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감정은 대부분 비언어적으로 표현한다.
⑤ 소망 이야기하기: 듣는 상대방이 말하는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소망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⑥ 행동 표현하기: 서로 상대방의 행동을 보면서 이를 근거로 생각하고 이해하게 되므로 각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직접 말하는 것이 쓸데 없는 추측이나 오해를 막을 수 있고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2) 듣기 기술
① 주의 기울이기: 상대방을 바라보며서 얘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자신의생각을 비우고 상대방의 비언어적인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 그 은유적 의미를 파악하기.
② 인정하기: 끄덕이기, “아-하!”라고 말하기, 해석하기. 나타나지 않은 감정이나 소망 언급해주기, 상대방의 반응이 정확한가 관찰하기.
③ 정보 요청하기: 자신의 말로 상대방의 요점 반복하기, 정확성을 위해 상대방의 반응 주시하기.
⑤ 개방질문하기: 빠진 질문 보충하기, 정확한 해석을 확인하기,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기, “왜”질문 피하기.
※ 좋지 않은 듣기 행동
내적 행동 1. 겉으로는 듣고 있지만 건성으로 듣고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기 2. 자신의 생각을 계속하기 3. 다음에 할 말이나 공격할 말을 준비하기, 4. 상대방의 말하는 것을 속으로 평가하기,
외적 행동 1.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2. 말이나 행동으로 말하는 것을 중단시키고 가로채기 3. 끝까지 듣지 않고 질문하거나 충고하기 4.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반응 5. 상대방의 이야기의 초점을 피하려는 반응 6. 성급하게 상대방의 말을 결롯짓기 7. 상대방에게 극단적이고 단정적인 말로 반응하기 8. 폐쇄 질문하기 또는 ‘왜’ 질문하기.
듣기의 열쇠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의 관심을 보류하기, 상대방을 주도하기보다 따라하기.

이상의 말하기 기술과 듣기 기술을 이용한 대화방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자세 준비
-자신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상대방이 얘기할 때 이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 대화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화가 나면 진정시키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말하기
-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신의생각, 느낌, 소원 등을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다(자아 메시지).
-근거없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
-내가 보고 들은 것만 이야기 한다(감각정보).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을 한다(생각).
- 그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말한다(감정).
- 무엇을 원하는지 말한다(소망).
-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행동)를 이야기 한다.
3) 듣기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도중에 끼어들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 들으면서(주의 기울이기).
-표정이나 몸짓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인정해준다는 것을 표시한다(인정하기).
- 이야기가 끝나면 더 이야기할 것이 없는지 물어보고(정보 요청하기).
- 상대방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이러저러한 것이라고 요약해 들려준다(요약하기).
4) 금기 사항
- 직접 관계 없는 일을 끌어 들이거나 비교 원망 비난하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다른 집의 남편이나, 시부모님 등).

<정리: 박동욱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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