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전망과 재테크 방향
상태바
한국경제의 전망과 재테크 방향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08.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길청 교수"경기대


공급파동
제가 일반대중을 대하는 자리는 자주 있습니다만, 이처럼 경
건한 교당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돈 얘기를 하기는 참 어렵
습니다. 강연을 하면 저를 이렇게 쳐다봅니다. 뭐, 혹시 돈벼
락이 떨어지지 않나.(웃음) 그런데 다행인 것은 원불교 정전
에 자력양성을 보니까 제 눈이 확 띄었습니다. 자력양성을
근거로 몇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경제를 여러 가지 시각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정부의
정책으로 볼 수도 있고, 경기의 순환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큰 시대의 흐름에서 보면 현재 지구경제
가 안고 있는 문제의 와중에서 우리경제를 보는 것이 저는
순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현재 세계의 경
제는 소위 제4차 공급파동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됩
니다.
공급파동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잉설비를 만들어 내
생산의 속도가 빨라지고 수요는 거기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서 가격이 떨어지고 원가가 올라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1800
년대 초반에 영국에서 제1차 공급파동이라는 소위 면방산업
의 과잉설비투자, 두 번째로는 1800년대 중·후반에 철도의
붐이 일어나면서 철도의 소재인 철강설비 과잉, 세 번째로는
잘 아시는 미국의 대공황을 전후한 미국이라고 하는 신대륙
의 지나친 설비투자 및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산업
의 공급과잉을 들 수 있습니다.
대개 공급파동은 공교롭게도 전쟁을 통해서 수습을 하는 악
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1차 공급파동은 잘 아시는
나폴레옹 전쟁으로 제2차파동은 제1차세계대전, 제2차파동은
제2차세계대전으로 수습돼서 대개 공장이 문을 닫게되거나
많은 남자 근로자가 전쟁터에 끌려가면서 생산량이 줄어들
고, 또 새로운 군수수요가 등장해서 조정됐던 이런 악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세기 초·중반 이후에는 이렇다 할 공급파동
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부터 이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사후적으로 검증이 되고 있습
니다. 이 문제의 최대 피해자는 일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
겠습니다. 세계최고의 생산 우등생인 일본이 1990년 이후에
현재까지 이름 모를 병에 걸려서 회복이 안되고 있는데, 바
로 이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음으로 일본을 모델로 삼았던 아시아 국가들이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닥쳤던 이른바 IMF 사태라는 것도 그 연장선상
의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문제는 누가 먼저 공급과 생산의 능력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겠느냐, 그런 나라로 바꿀 수 있겠느냐 하는데서 해답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저지식 근로자 문제 해결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IMF 이후에 한국 정부의 선택은
이 문제를 비교적 과감하고도 획기적으로 대응 해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이런 고비에 걸렸던 국가 중에서는 빨리 탈출하
고 있는 그런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30
대 재벌그룹 중에서 16개 그룹을 사라지게 할 수밖에 없었
고, 현재 중장년의 과잉·장기 실업문제 등장, 또 대학생들을
위시한 신규 취업인력의 청년실업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
습니다. 또 하나의 반사이익으로는 자본의 수요가 그만큼 줄
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서 금리에 대한 부담감은 좀 줄어들
었고, 또 물가도 상당히 안정되는 이런 반사이익이 있었지마
는 고용의 문제에서 제일 큰 국민적인 부담을 안고 있습니
다. 그리고 또 과잉설비를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사실 직접적
인 이해당사자라고 말할 수 없는 일반국민들의 혈세를 모아
이른바 공적자금이라는 것으로 그 뒷돈을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경제적인 폐해도 물론 있었지마는, 정부의 대응
이나 속도로 봐서는 같은 입장에 놓인 나라에 비해서 모범적
으로 잘 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내외에 받고 있고요, 저 역시
그런 견해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효과가 지
금 2002년 경제에서부터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보여지고
요, 그래서 주식가격이라든가 부동산 거래라든가 이런 것들
이 회복되는 것은 물론 이 충격, 소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
는 공급을 줄이는 감량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내수 소비정책과 부동산 경기 회복이라는 두 가지의 정책을
별도로 마련했던 효과도 물론 있지만 말이죠, 또한 우리 기
업들이 정부의 조치를 잘 따라 주고, 축적자본이라고 해서
부채에서 자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신뢰를 많
이 회복해 국내에 외국자본들이 들어와 완충을 해줬다는 점
이 한가지 다행한 일로 여겨질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한 20년전에 버렸어야 할 산업을 여태
가지고 있는 기업의 경우는 아마 이번 고비에서 결국은 탈락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집약 산업
이 되겠습니다. 제3국 근로자까지 불러들여서 연명할 수밖에
없는 노동집약 산업의 경우에 저는 이번 고비를 못넘길 것으
로 판단돼서, 그쪽의 집단 파산을 예상합니다. 이것은 국민경
제에 있어서 어두운 그림자가 일부 있을 것입니다. 이 점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종교 지도자 분들과 또는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이 지혜롭게 대응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두 가지
문제가 떠오르게 되는데요, 하나는 저지식 수준의 근로자들
의 문제입니다. 환율이 이렇게 가다가 보면, 주로 지식수준이
낮은 저지식의 근로자들의 경우는 계속 실업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돼있습니다. 또 설령 고용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임금이 계속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의 저임금 근로자
와 조만간 경쟁구도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금은 3D
니 뭐니 해서 기피한다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불가피한 현
상으로 보이고, 선진국도 다 이런 구조를 겪었습니다. 이것을
잘못 겪은 경우에는 사회적인 파동까지 있었습니다. 독일에
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터키인들이 주로 밤마다 많은 테
러를 당하고 했던 것이 바로 독일의 저임금 근로자들하고 외
국근로자들의 경합구도가 되면 폭력사태로 갈 수밖에 없습니
다. 저는 이번이 아마 유감스럽지만 그런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는 것은, 하필이면 정부가 잘 참고 있다가 이
번에 외국인 고용허가제라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이제 합법적으로 제3국 근로
자들이 들어와서 활동할 수 있게 돼있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구조적인 충돌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 좀전 같은 경우엔 정
부가 그런 분쟁이 생겨도 대응할 수가 있죠. 불법이라고 추
방하면 되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저소득 근로자들의 문제를 지도자 여러
분들께서 깊은 생각을 가지고 준비해야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식 덩어리
지금 앞서가는 기업들의 경우는 이번 정부의 구조조정의 효
과와 또 기업 내부의 비교적 발빠른 혁신대응 또는 국제 자
본과의 제휴를 통해서 그들은 이미 가치 경영의 수준으로 넘
어갔다고 판단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삼성그룹 같으면 소위
대학에 있는 교수들의 연구 집단보다 더 우수한 두뇌를 수적
으로 더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대학이 삼
성그룹보다 많은 박사를 보유하고 있겠습니까. 기업으로 보
시면 안됩니다. ‘지식덩어리’라고 보시면 되죠. 그들은 뭐
든지 해냅니다. 문제가 생기면 자기들끼리 해결합니다. 이런
류의 기업은, 제가 볼 때 이미 스스로 내부에서 경기를 조절
해 나가거나 또는 수입을 조절해 나가거나 하는 내부유연성
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국민 경제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계수는 호전적입니다. 경제성
장률이 올라가게 돼있고, 주식값도 올라가게 돼있고, 잘 공부
한 지식 근로자들의 임금도 계속 올라가게 돼있지만 문제는
제가 말씀드린 그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영원히 퇴출 당할
수밖에 없는 저지식 근로자 또는 과거 우리가 끌고 왔던 지
난 세대의 제조업이라든가 낮은 수준의 후진국 산업은 결국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이 바로 국민소득
10000달라 시점이 될 것입니다.

주식투자
오늘날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본다면 주식투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 주식보유기간이 얼마일거 같습니까. 30일입니
다. 30일. 그러니까 우리는 30일 짜리 예금 드시는 거나 똑같
습니다.(웃음) 30일이면 전 주식이 한번씩 주인 손이 바뀐다.
그 뜻입니다. 저희는 30일 이고요, 미국은 길 때는 4년쯤 됐
습니다. 전 주식이 한바퀴 돌려면 4년 정도. 지금은 조금 줄
긴 했지만, 아직도 한 2년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과도하게 많은 거래 회전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가 너무 많이 나갑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요, 수수료 무
시 못해요. 샀다, 팔았다 하면 1%입니다. 여러분 1%면 두 달
치 이자입니다. 어떤 분은 내가 분명히 남은 거 같아서 찾으
려고 하면 돈이 없어요. 그리고 또 하나 아셔야 될 것은 과
거에 제가 펀드매니저를 할 때는 한 2만명 정도가 정보시장
에서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정보시장이나 이런걸 포함해서 증시 주변에서 먹고살기 때문
에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다 여러분의 이익을 수
입삼아 사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국가의 방향, 경제
의 방향을 신뢰하시고, 그 중에서 내가 신뢰하는 기업이 있
다면 이제는 과감하게 투자할 때가 지금입니다. 아마 훗날
지나놓고 나시면 지금처럼 여러 조건이 안정된 가운데 또 제
거된 가운데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
히, 경쟁력 있는 기업이거나 또는 회복, 다시 말해서 기사회
생이 예측되어지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입니다. 유명한 펀드
매니저 중에는 피터 린치라고 전설적인 미국의 투자자가 있
습니다. 그 친구가 마흔 한 살에 현장을 떠났는데 그는 생애
에 주식투자 수익률이 250배입니다. 그 친구가 한 유명한 말
이 있습니다. “나는 다우존스지수를 모른다” 미국의 종합
주가지수를 다우존스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그런 생각을 안
해요. “난 오로지 관심이 있다면 내가 투자한 회사의 내용
에 관심이 있지, 나는 주식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다” 는 유
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앞으로의 직업
지금 우리가 제일 염려하는 것은 노후의 문제입니다. 개인의
문제로 돌아오면. 주지하시는 대로, 점차 장수사회로 가고있
기 때문에 여러분의 노후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걸 감안해 보면 적정 수익률, 내가 위험과의 관계에서
늘 어느 정도 수익률을 나의 기대치로 할 것인가 라고 하는
것을 스스로 통제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
제를 고려해 볼 때, 결국 재테크의 원천은 여러분의 소득으
로부터의 수입이 되겠습니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종자돈
을 만드시는 일인데, 종자돈을 만드는 방법으로 제일 시사점
을 많이 얻는 것은 히딩크라는 사람의 전략이 아닐 수가 없
는데요, 그 사람이 요구한 것이 보니까, ‘멀티 플레이어가
되라’ 그런 얘기를 했더군요. 그런데 제가 실업문제를 공부
하다 보니까 자연히 직업의 문제를 부전공으로 다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운회 여러분들이 대개 직업을 가지고 계시겠
지만, 직업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과격한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여러분의 자녀들의 경우는 생애
에 한 열 두번까지 직업을 바꿀지 모른다는 그런 전망을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저도 교수가 세 번째 직업이구
요, 우리는 항상 퇴로를 보고, 다음에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합니다. 그래서 이런걸 감안하면 결국은 다중직업능
력이 아주 중요하다. 요즘 언어능력도, 지금 국어과 교수도
계시지만 외국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거 아시죠? 요즘엔 다
중언어라고 그래요. 내가 혼자 있고, 다른 나라말 쓰는 여러
명이 나로 인해서 대화가 되는 상태, 그게 다중언어상태입니
다. UN 산하기구에 취직하려고 하면 4개 국어를 요구하는데,
그게 다중언어잖아요? 그러면 일반 기업상태가 어떻게 변한
다는 겁니까? UN 같은 상황으로 바뀐다는 거죠. 그러니 다
중언어를 할 수밖에요.
자녀들에게도 특히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제는 자신을 스
스로 고용하는 시대입니다. 자기가 설령 삼성그룹에서 일하
고 있더라도요, 그들을 옛날에는 직원이라고 불렀지만, 지금
은 사내 기업가라고 부릅니다. 월급을 주지 않습니다. 성과를
나누어 갖죠. 성과가 없으면 월급도 없습니다. 월급의 신화를
잃어버려야 됩니다. 요즘 통계적으로 청년실업이 늘고 있다
는 말은 나중에 달라지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청년들 고용
구조가 우리하고는 완전히 틀려요. 어느 직장에 딱 들어가서
대리, 과장 이게 아니고요, 앞으로 청년들은 수입을 올리고,
또 다음을 위해서 쉴 때는 쉬고, 준비할 때는 준비합니다. 이
것은 불완전 고용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고용한다. 사회나
국가는 더 이상 고용문제에서 개인을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력양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
다. 특히 15세 이상의 청년이라면 꼭 가슴에 새기도록 해주
시는게 좋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20세가 넘도록 부모의 경제
적 지원을 받은 사람 중 네 명중 한 명은 마흔이 넘어도 계
속 손을 벌린다고 돼있고요, 그 규모는 평균 200만원으로 통
계가 나와있습니다. 그건 거의 생활비이기 때문에 네 명중
한 명은 생활 무능력자를 만드는 거고, 그것은 바로 부모의
분별없는 사랑이 만들어낸 불행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 무엇
보다도 자력양성이라는 것을 우리시대의 청소년들에게 꼭 전
해야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
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정리: 김희정 청운회 간사>




엄길청 교수"경기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