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강항마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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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강항마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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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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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원 이정무 원로법사

반갑습니다.
제가 돈암교당에서 교무로 있다가 떠난지 올해로 18년이 됩니다.
오늘 여기 법호를 받으신 분들이 법으로는 제가 돈암교당에 있을 때, 유치원에 입학해서 걸음마를 시작하던 분들인데 이 어른들께서 18년이 지나는 동안 일관된 신심 공부심 공도사업을 계속하셔서 숙덕이 되고 정성을 다해 오늘 이렇게 법호수여식을 올리게 되니 감개무량하고 깊이 축하드립니다.

법고일장 마고일장
법고일장 마고일장(法高一長 魔高一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중생의 탈을 벗고 항마(降魔)하여 성자에 이르는 속깊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법이 한 걸음 나아간다면, 마도 한 걸음 나간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보통급 10계문 특신급 10계문을 거쳐 법마상전급 10계문까지 30계문을 완전히 다 떼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보통급 10계문은 주로 몸으로 짓는 죄를 쉬게 하는 것(身業)이라면 특신급 10계는 입으로 짓는 죄 구업(口業)을 쉬게 하는 것이 주이고 법마상전급 10계는 마음으로 짓는 죄를 대체로 쉬게 하는 것입니다.
법(法)과 마(魔)가 싸운다하여 법마상전(法魔相戰)이지만, 법마상전이라고 해도 법보다는 마가 한자가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법마상전 공부는 ‘입에 쓴 내가 나도록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조복(調伏)을 받는데 온통 힘을 쏟아야 합니다.
법마상전급 10계문 가운데 1조가 ‘아만심(我慢心)을 내지 말며’입니다.
교당에 한 20년 다녀서 법호도 받고 하면, 내가 무던하거니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리도 좀 알고, 내가 교당일도 좀 하니까, ‘내가 공도자’다 하는 상(相)도 납니다. 그러면 주견(主見)이 강해져요.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강요합니다. 이렇게 나(我)라는 상(相)이 강하기 때문에 실패하기가 쉬워요. 모든 사람과 타협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고립됩니다. 상(相)을 내기 때문에 죄악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때에는 ‘나’부터 조복을 받아야 합니다. 나를 조복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참 어렵습니다.
누가 칭찬하면 우쭐하죠, 만약 누가 날 칭찬했을 때, 우쭐한 마음이 생기면 ‘아 내가 상이 안 떨어졌구나’하고 알아야 합니다. 반대로 누가 안좋게 말하면, ‘기분이 안좋아지죠’ 그러면 ‘아 내가 아만심이 있구나’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누가 좋지 않게 말하더라도 ‘공부할 때가 왔구나’, ‘나를 공부시켜 주시려고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생기면 상이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 하나 모든 경계에 공(功)을 쌓는 심법(心法)이 있어야 합니다.
그 모든 심법은 나로 인해서 생깁니다.

조견오온개공
불경의 핵심이 금경경입니다. 금강경의 핵심은 공(空)도리 입니다. 팔만대장경의 핵심경전이 반야심경입니다. 반야심경은 5자에 핵심이 있습니다.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께서 깊은 반야바라밀다 공부를 행할 때에 오온이 다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일체 고액을 건넜나니라. 하신 말씀인데, 여기서 오온이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입니다. 색은 일체만물을 가리키고 수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상은 생각하는 것이고 행은 행동으로 나타나며, 식은 알식 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음이 경계를 따라 일어나는 과정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리(性理)에 바탕하지 않으면 나를 조복받기가 어렵습니다. 색수상행식 5가지가 공(空)한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 가운데 일어난 것은 1분 1각도 그대로 있지 않고 변화하는데, 그것을 변화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집착이 생기고 죄가 되는 것입니다. 그 실상은 없습니다.
경계를 따라 마음이 일어나지만 계속 있나요. 없습니다. ‘한 마음도 얻을 수 없는 공(空)의 도리(道理)’를 확연 통철해야 합니다. 만약 있다면 계속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나 없어집니다. 변화합니다. 실상이 없는 것입니다. 경계따라 일어나는 마음이 본래 공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공한 자리를 비추어서 내가 법호인이니 하는 아만심을 버리고 굴기하심(屈起下心), 나를 버리고 낮추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못난 사람이 잘난 사람이고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입니다. 정말로 마음에 흔적이 없어야 합니다.

풍래소죽, 풍과이죽불류성, 안도한담, 안거이담불류영, 고군자, 사래이심시현, 사거이심수공(風來疎竹,風過而竹不留聲.雁度寒潭,雁去而潭不留影 故君子,事來而心始現,事去而心隨空)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군자 또한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채근담)
대나무 숲에 바람 소리가 좋지만 지나가면 없어요.
기러기가 하늘을 지나가면 그만입니다.
마음 거울에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공부, 비우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원(一圓)의 진리에 계합(契合)이 됩니다. 빈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어떤 사람이든, 어떤 경계든 하나가 됩니다. 계합이 되어 버려요. 사심(私心)이 있는 사람은 안통해져요. 그런데 마음이 텅 빈 사람은 생전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몇 십 년 본 사람처럼 계합이 됩니다. 법신불 일원상, 법신불 사은에 계합이 되는 것입니다.

대공심(大空心) 대공심(大公心)
크게 마음을 비우는 공부, 대공심(大空心) 공부를 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대공심(大公心)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몸이 내 몸 같지만 사은(四恩)의 공물(公物)입니다. 천지의 공물입니다. 이 천지가 없어서는 결코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천지는 이쁜 사람, 못난 사람이 없습니다. 다 똑같이 줍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은혜로 받아 가고 어떤 사람은 원망으로 받아갑니다. 받아가는 것은 자기 능력입니다. 부모은이 없이는 못삽니다. 동포, 사농공상이 없이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또 법률은, 교통법 하나 어겨도 우리가 살 수 없습니다.
이렇게 공부해 나갈 때, 가장 먼저 법호인들이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은 선공후사(先公後事)입니다. 항상 개인 일보다 공익, 대중을 위한 일, 교당 일을 우선으로 두고 공부해야 합니다.
이제 법사위 여러분의 목표는 성인을 목표로 공부해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셔서 여러분 모두 진정 실력있는 공부인이 되시기를 간절히 염원하겠습니다.
<정리: 박동욱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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