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칼럼-이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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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칼럼-이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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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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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맹신
모르고 믿으면 미신이요, 무조건 믿으면 맹신이다. 또 지나치면 광신이라 한다.
세상을 살면서 믿음이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인지가 발달하여 밝아진 세상인만큼 바르게 알고 믿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기성종교가 있으나 이미 시대에 맞지 않고 대중화, 생활화되지 않아 바른 신앙이 이뤄지지 않음을 보고 바른 신앙을 진리적으로 사실적으로 하도록 새 시대에 맞는 종교문을 열었다.
그런데 요즘 몇 건의 보도와 그에 관련된 세상변화를 보면서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종교가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가장 막강한 종교인지도 모른다. 그 시설은 가히 우주적이고 그 신도수는 어느 종교가 감히 대적하랴싶다.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 그 말씀을 받드는 장치가 되어있고 심지어는 차안에서, 공공장소에서, 개인의 휴대폰을 통해서까지 전달되는 말씀(?)들을 듣는다.
다름 아닌 TV종교이다. 아니 TV를 선두로 한 대부분의 언론 매체들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지. 샘물이 오염됐다하면 정수기로 몰리고, 조류독감이 돈다하면 돼지고기 값이 올라가고, 광우병이 돈다하면 바로 이어 축산농가의 한숨소리까지 보도된다. 근래에 만두 속 폐기단무지 사건이 보도되면서 ‘놀랄만두하지’란 상호를 붙인 만두집을 비롯한 만두관련업체들은 아직도 놀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문제가 됐던 업체의 사장이 투신자살을 한 이후 조금 잠잠해지는 중에 모 방송에선 뒤늦게 만두 속에 들어가는 단무지에 대해 집중취재를 해 보도했다.
언론의 환경감시기능은 이 시대의 생명체들이 서로 상생의 조화를 이뤄가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매일매일 신선한 뉴스거리를 만들어야하는 입장에서 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특종’이 보도된 이후 그 여파로 인한 소용돌이를 생각하지 않은 언론은 더 이상 문명의 이기(利器)일 수 없다.
특수절도범의 절도방식을 일일이 보도하는가 하면, 평범치 않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언행과 옷차림새가 새로운 유행이 되어도 책임질 줄 모르는 이 시대의 맹신종교. TV, 언론에서 몸에 좋은 것이라면 불티나게 팔리고 해롭다하면 대기업조차 하루아침에 흔들리는 세상을 보면서 혹 우리조차도 그 신앙에 종속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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