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 법어 - 지공무사
‘원만구족한 것이며 지공무사(至公無私)한 것인 줄을 알리로다." ‘지공무사(至公無私)’- 지극히 공변되어서 내가 없다는 말씀을 음미합니다.
젊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기차를 탑니다. 아이의 재롱을 보려고 아이를 어르는데 아이의 재롱보다 젊은 엄마의 재롱이 더 볼만합니다. 한참 깔끔을 떨만한 젊은 나이의 여자가 도무지 체면을 돌보지 않습니다. 자기를 잊은 듯 합니다.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고나 할까…아이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부모님들 모습에서 ‘나 없는 사랑’을 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랑이 그렇게 나 없는 사랑인지는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사랑을 하면 내가 사라지는 것인지, 내가 사라져야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는지 앞뒤를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에 대한 집착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 사(私)’는 ‘사특할 사(邪)’로도 통할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집착은 바름<正>이 아니라 그름<邪>으로 이어집니다. 부모님은 흔히 집안에 계신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그 사랑의 범위가 자식과 가정에 국한되지 않고 온 세상을 향해 열려 간다면 바로 부처님의 나 없는 사랑, 대자대비, 지공무사로 통할 것입니다.
지공무사는 내가 손해 보는 사랑이 아닙니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이익 극대화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과 남을 사랑하는 것이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불보살님들은 이것이 현실적으로 힘들 때 자해타리(自害他利)의 길을 갈 뿐입니다.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사랑, 자비, 은혜…표현의 차이일 뿐입니다. 흔하디 흔한 사랑의 시대에 우리의 사랑을 뒤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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