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칼럼 -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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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칼럼 - 이현성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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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는 솔성요론 1조
솔성요론 1조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어라" 라는 조항을 접하게 되면 그동안 만나 뵈었던 교무님들께서 주셨던 가르침을 떠올리게 된다. 교무님들께서는 당신이 떠나실 때 믿음이 흔들리게 될지도 모를 사랑하는 교도들에게 교무님 따라 움직이는 믿음은 그릇된 믿음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시기 위해 애쓰셨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우이동 봉도수련원에서 열린 상전부 훈련에 참석해서 훈련과제로 부여 받은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교전을 펴들었다가 우연히 부촉품 제14장 법문구절을 읽게 되면서 이 조항이 대종사님께서 열반하시던 해인 계미년(1943년) 5월 16일 예회 때 제자들에게 부촉하셨던 최후 법문의 일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보살이나 중생이나 육신의 생사는 다 같은 것이니 그대들은 또한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으며 각자 자기의 생사 거래에 매하지 아니하고 생사에 자유 할 실력을 얻기에 노력하라" 라는 법문은 사람을 믿지 말고 스스로의 생사관을 확립해서 생사를 자유로 하라는 최후 법문 말씀이셨던 것이다.
왜 대종사님께서는 열반을 앞두시고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생사관을 확립하도록 그리도 간절히 부촉하셨던 것일까? 단순히 이제 곧 닥쳐올 당신과의 이별 앞에서 흔들릴 제자들의 마음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그러셨던 것일까? 이 의문을 화두삼아 매달리게 되면서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진리에 바탕하여 생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우리의 신앙과 수행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자, 어느덧 대종사님의 사랑과 은혜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가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이 육신이나 간절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서, 나를 박해했던 원수 앞에서도 한 생각 청정히 마음을 챙겨 주변을 감동시킬 수 있는 심법을 보일 수 있는 기초가 바로 이 생사관의 확립에 있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덕산 원장님이신 농타원님께서 원광지에 소개해 주신 일화, 아들을 죽인 철천지원수의 천도재를 부탁하신 효산 조정근 법사님의 어머님께서 보이신 심법의 기저에는 바로 대종사님께서 부촉하신 이 생사관이 있었던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6월에 다시금 간절해지는 대종사님의 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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