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유는 무로, 무는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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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유는 무로, 무는 유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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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풍 교무의 알기쉬운 교리 행복한 교리
어린 아이가 엄마와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엄마가 화장실에 갑니다. 화장실 문을 닫자 아이는 ‘엄마!’하고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없어진 것으로 안 모양입니다.
어른들은 문 저 편에 엄마가 있는지 알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는 엄마를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엄마는 있는 것인가요? 없는 것인가요?
수 억 년 전의 공룡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모두 어디로 돌아가셨을까요?
너른 들판의 푸르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연인들의 사랑이 시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수만 광년 멀리 있는 별의 존재는 있는 것일까요? 없는 것일까요? 현대 양자 물리학에선 물질의 최소 단위를 추적해 가다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있음(有)은 결국 없음(無)으로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세상의 모든 없음(無)또한 있음(有)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유’는 영원한 ‘유’가 아니고, ‘무’는 영원한 ‘무’가 아닙니다. 이름하여 ‘유’와 ‘무’가 있을 뿐, 눈에 보이는 것만을 ‘유’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안 보인다고 해서 ‘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밥 먹고 물 마시는 동안에도 ‘나’라는 존재는 과연 유인지 무인지 물어보고, 내 마음은 유와 무에 집착하는지, 유무를 초월하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야 하겠습니다.
대종사님이 당신의 깨달음을 짧게 노래하신 이 게송의 깊은 뜻을 다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근본적인 물음을 쉬지 않는 것이 나와 세상의 본래 모습을 깨닫는 지름길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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