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탁 교수의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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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탁 교수의 세상읽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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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경쟁력과 일류대 간판
최근 대학 신입생 선발과 관련해서 교육부와 서울대를 비롯한 세칭 일류대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대 교수평의회마저 정부 방침에 맞서는 성명서를 낸 데다 언론마저도 고교평준화도 부족해서 대학평준화마저 이루겠다는 발상이냐는 식으로 정부를 몰아붙이고 있다. 대학 신입생 선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원칙은 “서울대가 지금까지 1"1000 범위안에서 학생을 선발해 왔는데 이를 넓혀서 1"100 범위 안에서 학생을 선발했으면 한다”는 노 대통령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1천명 중에 1등 하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1천명 중에 10 등 안에 드는 학생들로 선발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경우도 세칭 일류대에 진학하려면 학교 성적은 상위 5% 안에 들면 충분하다. 1천명 중에 상위 50등 안에 들어가면 하버드대, 시카고대, 스탠포드대 등 초일류대학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성적 이외에도 리더쉽, 특기 활동, 자기소개서 및 학업 목표 등 주관적 자료에 입각해서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이런 평가를 객관화하기 위해 신입생 선발을 전문으로 하는 교직원을 따로 둔다. 이들은 오로지 신입생 선발 업무만을 담당하는데 우리로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제도이다. 입학 시즌 때마다 선발이 잘못되었다는 학부모들의 아우성으로 학사업무가 마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개인 능력을 대학 간판만으로만 재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첫’ 학력보다 ‘마지막’ 학력, 나아가서는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학력’보다는 ‘경력’ 중심의 사회인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젊은이는 2년제 초급대에 들어가서 공부를 잘해 4년제 대학으로 옮겨가고, 또 좋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졸업 한 후에는 경쟁력 있는 곳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 경험을 쌓는 사람이다. 오늘날 국가경쟁력에서 고등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학이 지식과 기술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의 경쟁력이 대학교육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미국 대학이 고등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어서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세계의 대학들이 미국 대학을 모방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대학의 이런 경쟁력은 고교를 졸업한 사람은 누구나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고, 또 언제 어디서나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30살이 넘어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흔히 않게 볼수 있다. 이는 고교를 졸업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현실적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우리와는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또 어느 대학이든 가르치는 교육의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공부하나 주립대 수준에서 공부하나 학업 내용에 있어선 별반 차이가 없다. 외국어고 및 민족사관고 졸업생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 했다고 우리 언론에 해마다 크게 보도되는데 이들 학생들이 막상 미국에 와선 절반 이상이 주립대 등으로 하향적으로(?) 옮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적지 않다. 이처럼 개인에게 있어서도 제대로 된 경쟁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즉 공부한 정도에 따라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 마치 우리의 마음공부처럼 말이다. 부모로부터 훌륭한 바탕을 이어 받았어도 마음공부를 게을리 하면 그 바탕이 설령 떨어지더라도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이념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우리의 마음공부와 마찬가지인듯 싶다. 노무현 정부의? 대학개혁도 이런 원칙의 추구라고 보는데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호소력이 떨어지는 것은 평소 강한 불신이 있어서가 아닐까??? ???????<성균관대,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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