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칼럼 - 최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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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칼럼 - 최호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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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화의 새 물꼬를 트자
십여 년 전 어느 경제계 지도자가 기업 임직원에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라고 주문하여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시대정신(Zeitgeist)은 진화하며 이에 적응하는 조직은 융성하고 그러지 못하는 조직은 쇠퇴한다. 동서고금, 어느 기업이나 국가에도 통하는 이치이다. 경영학이 혁신을 강조하고 정책학의 주요 부분을 정책변경이 차지하고 있는 소이이다. 일찍이 대종사께서도 교단주의와 교단운영의 경직화를 원려하시어 “교리의 대강령인 삼학 팔조와 사은 등은 변경할 수 없으나, 그 밖의 세목이나 제도는 시대와 국가에 적당하도록 변경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물론 변화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참 보수는 필요한 변화를 수용하는 보수요, 참 진보는 가치 있는 전통을 지켜내는 진보일 것이다. 신앙과 수행의 핵심은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도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지도력과 합의로 실행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함은 목전의 기득권과 작은 이익, 그리고 약간의 편안함이다. 타성과 편견을 걷어내고 열린 마음으로 항상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 수도인의 참 자세일 것이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수도권 교화문제만도 그렇다. 절반의 인구가 모여 있는 수도권에 교당의 5분의 1 정도가 입지해 있고, 훨씬 더 작은 비중의 출가교역자가 주재하고 있는 사실은 교화전략의 부재를 드러낸다. 미주총부가 급하다면 서울총부는 화급한 일 아닌가. 한강변의 특급입지인 서울회관은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수도권 교화센터이자 원불교의 상징적 건물로 일구어 내야 한다. 지자본위로 출·재가의 지혜와 전문성을 총집결해야 할 중대사이다. 동네교화와 가족교화의 출발은 교도들이 집 가까운 교당에 나가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의 파장이 두렵다면 한 달에 하루를 가장 가까운 교당에 나가는 날로 정하자. 교화프로그램 다양화와 출가 교역자 경쟁력 향상의 요체는 지구 등 광역 교화체계다. 당장 어렵다면 청년, 학생 프로그램이라도 지구단위로 통합운영하자. 교당의 ‘편안한 울’을 벗어나 진정한 ‘열린 도량’을 되찾아보자. 삼학 팔조와 사은 외에 개교 100주년을 향하여 새로운 변경이 필요하다면 한 가지씩이라도 과감히 실행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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